[더팩트ㅣ이예리 기자] 아리셀 리튬배터리 폭발 참사 유가족 측이 "살기 위해 합의했는데 재판부는 이를 감형 사유로 삼았다"며 항소심 결과에 아쉬움을 표했다.
아리셀참사대책위원회와 아리셀산재피해가족협의회는 28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심 판결이 잘못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김병철 씨 아내 최현주 씨는 "2심 판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합의였다"며 "재판 과정이 고통스럽고 괴로운 데다 민사소송도 남아 있어 용서해서가 아니라, 저와 아이들이 살아야 했기 때문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합의가 2심 판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하니 또다시 제 탓을 할 수밖에 없다"며 "남편 죽음 이후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신하나 변호사는 2심의 양형 이유를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합의 형성 과정, 자발성, 진정성에 관한 심리를 거부한 채 23명 전원과 합의라는 외형적 결과만을 결정적 감경 요소로 채택했다"며 "감형하기로 답을 정하고 사실관계를 짜맞춘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합의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피해자 대리인 진술을 신청하자 재판장은 ‘합의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이 보기 좋지 않다’고 발언하며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23명이 숨진 아리셀 참사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받았던 박순관 대표는 지난 22일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4년으로 감형됐다. 함께 기소된 박 대표의 아들 박중언 총괄본부장 역시 징역 15년에서 징역 7년과 벌금 100만원으로 감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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