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선 가운데 주가 추가 상승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면세점 사업의 수익성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경영진의 주주가치 제고 의지가 시장 신뢰 회복으로 연결되면, 호텔신라가 밸류에이션 재평가 구간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게 증권가 관측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호텔신라는 전 거래일(6만2300원) 대비 5.78%(3600원) 오른 6만5900원에 장을 종료했다. 이날 6만5000원으로 개장한 호텔신라는 장 초반 6만7800원까지 뛰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1분기 호실적 발표 직후 이 사장의 주식 매입 일정이 시작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호텔신라는 지난달 26일 이 사장이 보통주 47만주를 장내 매수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매수 기간은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26일까지 약 30일간이며, 공시 전일 종가 기준 매입 규모는 약 200억6900만원이다. 매입이 마무리되면 이 사장의 호텔신라 지분율은 0%에서 약 1.18% 수준으로 올라선다.
이번 매입이 주목받는 것은 이 사장이 2011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개인 명의로 호텔신라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간 호텔신라 경영을 총괄해왔지만 직접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아니었다. 이 때문에 이번 장내매수는 단순한 주식 취득을 넘어 실적 개선 자신감과 책임경영 의지를 동시에 드러낸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호텔신라 측도 경영진의 주식 매입에 대해 "주가 부양 및 주주 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운영총괄을 맡고 있는 한인규 사장도 지난달 23일 2억원 규모의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주가 반등의 또 다른 축은 실적이다.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20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영업손실 25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1조5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고, 순이익도 6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회사 측은 TR(면세) 부문에서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에 집중했고, 호텔·레저 부문은 신규 호텔 개소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려 잡는 추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1년 6개월여 만에 5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81.8%나 높였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호텔 실적 개선과 함께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며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돈 서프라이즈"였으며 "면세와 호텔이 모두 호실적을 냈고, 특히 면세 부문이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호텔신라 목표주가를 7만8000원으로 상향했다.
NH투자증권도 호텔신라 목표주가를 7만5000원으로 29.3% 상향하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주영훈 연구원은 "면세점 채널 경쟁력이 과거 대비 낮아진 점은 분명하나 방한 외국인 증가 추세 지속, 다이공에게 지급하는 할인율 축소 등을 고려할 때 개선 가능성이 높다"며 "책임경영 강화 목적으로 이부진 사장이 47만주 규모의 장내 주식 매입 계획을 밝힌 점도 투자심리 개선 요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