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 산책 나왔다가 자칫 날벼락…한강공원 '자전거 주의보'


한강공원 자전거 사고 봄부터 '급증'
자전거전용 아닌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
제한속도 규정 권고…법적 구속력 없어

25일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강공원 내 자전거 사고는 총 528건 발생했다. 지난 23일 뚝섬한강공원 자전거도로에서 보행자와 자전거가 뒤엉켜 통행하고 있다. /안디모데 기자

[더팩트ㅣ안디모데 기자] "한강에서 자전거 타고 가다가 도로를 가로질러 횡단하는 아주머니를 보고 급브레이크를 잡아 넘어졌습니다. 접촉사고는 안 났지만 갈비뼈에 실금이 가고 자전거 앞바퀴가 휘었습니다."

"한강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던 여성이 보행자와 충돌해 쓰러진 걸 봤습니다. 나만 주의한다고 되는 게 아니네요."

봄나들이 철을 맞아 한강공원을 찾는 '라이더'가 늘면서 안전사고 우려가 커진다. 매년 봄부터 자전거 사고가 급증하지만, 규정상 자전거와 보행자가 함께 쓰는 도로인 데다 속도를 강제할 방법도 없어 공원 이용객이 위험에 노출돼있다.

25일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강공원 내 자전거 사고는 총 528건 발생했다. 월별로 1월 7건, 2월 26건이던 자전거 사고는 봄이 시작되는 3월 39건, 4월 48건으로 늘었다. 이어 5월 65건, 6월 65건, 7월 70건, 8월 53건, 9월 69건, 10월 54건에 달했다. 이후 11월은 24건, 12월은 8건으로 다시 줄었다.

한강공원 자전거도로는 하남시 경계에서 강서구 개화동까지 47.5㎞, 구리시 경계에서 마포구 상암동 난지한강공원까지 30.5㎞에 이른다. 구분선이나 녹지 등으로 보행로와 분리, 설치돼 있다. 문제는 한강공원 자전거도로가 '자전거전용도로'가 아닌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라는 점이다. 보행자도 통행이 가능해 자전거 운전자와 보행자 간 충돌 등 사고가 일어나기 일쑤다.

지난 23일 오후 8시께 서울 광진구 한강버스 뚝섬선착장 앞은 질주하는 자전거들 사이로 보행자들이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바닥에는 '천천히' 문구가 선명했지만 시속 20㎞ 규정을 지키는 자전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미래한강본부 관계자는 "자전거도로 규정 속도가 있지만 권고 사항에 불과하다"며 "법적 구속력이 없어 범칙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고 계도 수준에서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횡단보도는 있지만 신호등이 없는 탓에 보행자들은 주위를 살피다 서둘러 도로를 가로질러야 했다. 한강공원 자전거도로에는 총 323개의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지만 신호등이 설치된 곳은 한 곳도 없다.

한강공원을 산책 중이던 이예인(22) 씨는 "편의점이나 화장실에 가려면 자전거도로 위 횡단보도를 건널 수밖에 없다"며 "자전거들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빠르게 달려와 무섭다"고 했다. 자전거를 타던 곽상민(23) 씨는 "자전거도로를 뛰거나 걸어 다니는 보행자들이 많다"며 "갑자기 뒤를 돌거나 멈추면 자전거는 대처하기 힘들어 위험하다"고 토로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자전거는 차로 분류된다. 이에 자전거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자전거 운전자가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등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미래한강본부 관계자는 "한강공원 자전거도로 통행은 도로교통법을 따른다"며 "자전거 운전자들은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서행하거나 정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행자도 갑자기 자전거도로 쪽으로 뛰어든다거나 무리 지어 달리는 등 위험한 상황이 있다"며 "언제든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고 서로 배려하며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lahep12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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