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이연의 보석 같은 진가가 '21세기 대군부인'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간 차곡차곡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축적된 역량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강력한 배우들 사이에서 흔들림 없는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이연인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기대가 모인다.
이연은 지난 10일 첫 방송한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극본 유지원, 연출 박준화)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극 중 성희주(아이유 분)의 수석비서 도혜정 역을 맡은 그는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21세기 대군부인'은 21세기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모든 걸 가진 재벌이지만 신분은 평민이라 짜증스러운 여자 성희주와 왕의 아들이지만 아무것도 가질 수 없어 슬픈 남자 이안대군(변우석 분)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총 12부작으로 4회까지 방영됐다.
작품은 '폭싹 속았수다'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아이유와 '선재 업고 튀어'로 신드롬을 일으킨 변우석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2026년 3월 3주 차 펀덱스 화제성 순위에서 방송 전임에도 TV-OTT 드라마 부문 종합 2위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감을 입증했다. 방송을 시작하지 않은 드라마가 화제성 상위권에 오른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그 의미를 더했다.
시청률 역시 이에 응답했다. 첫 회 7.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출발한 '21세기 대군부인'은 입소문을 타고 상승세를 이어갔고 최근 방송된 4회에서는 11.1%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물론 아이유와 변우석의 만남이 만들어낸 시너지 효과도 크지만 그 안에서 조용히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배우가 있다. 바로 이연이다
이연이 맡은 도혜정은 성희주의 수석비서로 해외에서 자라고 공부한 엘리트 인물이다. 한국 사회의 분위기와는 다소 거리를 둔 채 살아온 그는 성희주와 사사건건 부딪히면서도 결국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를 보좌하는 인물이다.
이연은 이러한 도혜정을 단순한 보조 캐릭터에 머물지 않게 만든다. 성희주의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성향과 대비되는 인물로서 극의 중심을 단단히 받치는 역할을 수행한다. 툴툴거리듯 불만을 내비치면서도 결국 성희주의 옆에서 맡은 일을 해내는 모습이 캐릭터에 생활감을 더하고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처럼 성희주와의 티격태격 케미가 극의 또 다른 재미를 책임지고 있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넘치고 거침없는 태도로 주변을 휘어잡는 성희주 옆에서도 도혜정은 결코 묻히지 않는다. 능청스러운 말투와 현실적인 반응으로 상황을 받아내며 장면에 생동감을 더하고 두 인물의 대비를 통해 경쾌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또한 입헌군주제라는 다소 비현실적인 설정과 현대극적 감각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괴리감을 자연스럽게 완화하는 것도 도혜정의 몫이다. 왕실이라는 특수한 공간과 현실을 연결하는 인물로서 기능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는 것. 그러다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극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까지 한다.
이처럼 이연은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장면마다 또렷한 인상을 남기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주연 캐릭터들 사이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밀도를 유지하며 '신스틸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다.
이러한 성과는 그간 쌓아온 연기 내공이 바탕이 됐다. 2019년 tvN '드라마 스테이지 - 파고'로 데뷔한 이연은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넘나들며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특히 2022년 방영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에서 촉법소년 백성우 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이연은 중학생 소년의 앳된 얼굴을 한 채 자신이 살인사건의 가해자임을 고백하는 캐릭터의 이중적인 면모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분노와 초조함을 오가는 백성우의 심리 변화를 디테일하게 표현해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2023년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에서는 노애설 역으로 또 다른 결을 보여줬다. 하루아침에 학생이 아닌 군인으로 수업 대신 훈련을 받게 된 노애설의 혼란과 두려움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캐릭터의 감정선을 설득력 있게 완성했다.
이후에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에서는 안준호(정해인 분)의 여동생 안수진 역으로 등장해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정해인과 '찐남매 케미'를 보여주는 등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처럼 다양한 작품에서 차근차근 쌓아온 경험이 '21세기 대군부인'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서사의 중심에 서 있지 않더라도 극의 분위기를 환기하는 중요한 축으로 기능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연 배우들 사이에서 흔들림 없는 존재감을 증명해 낸 만큼 그의 다음 행보에도 자연스럽게 기대가 모인다.
이연이 열연 중인 '21세기 대군부인'은 매주 금, 토요일 오후 9시 50분 시청자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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