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베트남 향한 재계 총수단…14억 인구·3대 교역국 공략


이재명 대통령 순방…경제사절단 200명 동행
삼성·SK·현대차·LG 등 '글로벌 사우스' 공략 가속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인도·베트남 순방을 위해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우지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이재명 대통령 인도·베트남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미국 관세와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공급망과 신산업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순방은 4대 그룹이 '글로벌 사우스'로 해외 사업 축을 넓히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사우스는 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 신흥국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선진국 권역 '글로벌 노스'에 대비된다. 인도에서는 14억 인구의 거대 내수시장 선점과 현지 제조 허브 확대가, 베트남에서는 공급망 재편 대응과 에너지 인프라 수출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총수들이 현지 정부·기업과 직접 마주하는 만큼 추가 투자 또는 업무협약 발표 가능성도 제기된다.

순방 일정은 지난 19일부터 오는 24일까지 5박6일이다. 사절단 운영은 한국경제인협회가 인도, 대한상공회의소가 베트남을 나눠 맡는다. 이날 뉴델리에서 한·인도 비즈니스포럼, 23일 하노이에서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이 열리며 현지 정·재계 면담과 업무협약 체결이 이어진다.

사절단 규모는 양국 합쳐 200명 안팎이다. 인도 사절단 단장은 류진 한경협 회장이 맡았다. 이재용·정의선·구광모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회장, 장인화 포스코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참여한다. 베트남 사절단은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는 최태원 회장이 이끌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이 합류했다. 이재용·구광모 회장 등은 양국 일정에 모두 참여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지난 19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이어지는 이재명 대통령 인도·베트남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뉴시스

먼저 인도에서는 현지 내수시장 선점과 제조 허브 전략이 겹친다. 재계 시선은 이재용 회장과 인도 최대 기업 릴라이언스그룹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현지 회동 성사 여부에 쏠린다. 암바니 회장은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이 회장과 만찬 자리에서 AI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통신(6G), 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 분야 협력을 타진한 바 있다. 릴라이언스가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 중인 AI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삼성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가 변수다.

LG전자는 지난해 인도법인을 현지 증시에 상장해 1조8000억원을 조달했고, 6억달러를 투입한 스리시티 제3공장의 올 하반기 가동을 앞두고 있다.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과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도 주요 의제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진출 30주년을 맞아 푸네 신공장과 기아 물량을 더해 연간 15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했고 2030년까지 50억달러 투자·신차 26종 출시 계획을 내걸었다. 또 정의선 회장이 지난 2024년 10월 현대차 인도법인 상장식 이후 다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자리를 함께할지 주목된다.

베트남에서는 공급망과 에너지 인프라가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누적 투자액 232억달러로 현지 최대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에 올라 있다. 삼성전기는 순방을 나흘 앞둔 지난 14일 베트남 생산법인의 AI 반도체 핵심 기판(FC-BGA) 증설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하며 힘을 실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 총사업비 23억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 응에안성 '뀐랍 LNG 발전 사업' 사업자로 선정됐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또 럼 공산당 서기장에게 제안한 '에너지-산업 클러스터(SEIC)' 모델의 첫 결실로 꼽힌다.

효성은 지난 2007년 진출 이후 40억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조현준 회장이 "100년의 미래를 베트남에서 찾겠다"며 추가 투자 의사를 밝힌 상태다. HD현대는 HD현대베트남조선 등을 축으로 동남아 사업 벨트를 넓히고 있고 두산에너빌리티와 포스코도 각각 발전·에너지, 철강·이차전지 소재 분야 협력을 타진할 전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순방은 주요 그룹의 해외 사업 무게추를 인도·베트남에 더 두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그룹별로 현지 파트너와 수년간 물밑 협의해온 사안들이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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