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대중이 바라보는 '빌딩주'의 이미지는 여전히 화려하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그 중에서도 특히 연예인들의 부동산 투자 방식에는 확실히 일반 투자자와는 다른 '위험 구조'가 숨어 있다. 최근 자신이 직접 SNS를 통해 고백한 배우 이해인의 사례는 그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해인은 올해 2월, 약 40억 원 상당의 건물을 매입하면서 32억 원에 달하는 금융대출을 일으켰다. 자기자본 비율로 따지면 겨우 20% 수준, 즉 금융권 레버리지에 크게 의존한 구조다. 일반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총 매입가 대비 대출 비율을 4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금융기관 역시 담보가치와 상환능력을 고려해 절반 이상 대출을 꺼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 점에서 이해인의 선택은 전형적인 '연예인식' 투자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이해인은 공실 6개라는 악조건 속에서 월 1200만 원에 달하는 이자를 감당해야 했다. 임대료 수입은 절반 수준인 600만 원에 그쳤고, 매달 600만 원을 사비로 메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는 단순한 투자 실패라기보다, 구조적으로 '버티기 싸움'에 가까운 상황이다. 건물 이자 부담을 호소하며 "남자속옷 공구까지 나섰다"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다행히 최근 공실 두 개를 채우며 부담이 300만 원 수준으로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리스크는 현재진행형이다.
◆연예인 '고레버리지 관행' 80% 육박 대출 활용의 '함정'
이 사례는 단순한 '개인의 투자기'가 아니다. 연예인 부동산 투자 전반에 깔린 '고레버리지 관행'(차입금으로 투기하는 자본 지렛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배우 하정우 역시 한때 서울 화곡동 등지에서 여러 건물을 보유한 '빌딩주'로 알려져 있지만, 각 건물마다 80%에 육박하는 고액대출을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일반 투자자라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다.
그렇다면 왜 연예인들은 이처럼 높은 대출 비율을 감수할까. 첫째는 '현금흐름에 대한 낙관'이다. 방송, 광고, 행사 등에서 발생하는 고소득을 기반으로 단기적인 이자 부담을 견딜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둘째는 '자산 상승 기대'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경우, 적은 자기자본으로도 큰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시장이 좋을 때만 유효하다. 요즘처럼 경기 침체와 상권 위축이 맞물린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공실이 늘어나고 임대료가 하락하면, 고정비인 이자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수익 구조가 급격히 악화된다. 이해인의 사례처럼 '임대료'가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투자 자체가 생활비를 잠식하는 형태로 변질된다.
◆'빌딩주' 타이틀 뒤에 매달 수천만 원 이자부담 현실 존재
더 큰 문제는 이런 투자 방식이 대중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SNS를 통해 공개되는 '건물주 성공담'은 과정의 리스크보다는 결과의 화려함에 초점이 맞춰지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높은 부채비율, 공실 리스크, 금리 변동 등 복합적인 위험이 존재한다. 특히 금리 상승기에는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이는 곧 자산 매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연예인들이 금융권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는 구조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높은 인지도와 소득 기대치를 근거로 한 신용평가가 작용하면서, 일반인보다 높은 한도의 대출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금융사의 판단 영역이지만, 결과적으로 '고위험 고레버리지 투자'를 부추기는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
결국 핵심은 '지속 가능성'이다. 부동산 투자는 단기 차익이 아니라 장기적인 현금흐름 관리가 핵심이다. 임대수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라면, 그 순간부터 투자는 투기가 된다. 이해인이 스스로를 '생계형 건물주'라고 표현한 대목은, 이 아이러니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빌딩주'라는 타이틀 뒤에는, 매달 수천만 원의 이자를 견뎌야 하는 현실이 존재한다. 부러움 섞인 '연예인 건물주 신화'의 성공담보다 그 이면에 숨겨진 구조적 위험까지 함께 조명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