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손원태 기자]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빠르게 확장 전략을 펴는 무신사가 물류와 리셀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섰지만, 정작 신사업을 전개하는 자회사들은 적자 행진을 보여 본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로 인해 폭발적인 외형 성장 이면에 재무 부담이 점차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신사의 최근 3년간 연결 기준 매출은 △2023년 9931억원(+40.2%) △2024년 1조2427억원(+25.1%) △2025년 1조4679억원(+18.1%)으로, 매해 두 자릿수 이상으로 가파른 외형 성장세 이어왔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세가 뚜렷했다. 무신사는 2024년 영업이익 1028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6.7% 급증한 1405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41.2% 감소한 77억원에 그쳤고, 별도 기준으로는 29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무신사 측은 회계 장부상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부채로 인식하면서 따른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무신사는 2024년 들어 회사 외형을 키움과 동시에 수익성도 안정세를 나타내 승승장구하고 있다.
무신사의 성장은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와 '29CM'이 견인했다. 무신사가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남성 고객층을 상대로 스트릿 패션을 제안하고, 29CM는 2030 세대의 사회초년생인 여성 고객층에 소구해 다양한 브랜드로 영향력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을 전국 39곳까지 확대하며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K-패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제품 부문 매출액 역시 2023년 2591억원에서 지난해 4459억원으로 늘며 연평균 30%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무신사는 올리브영, 다이소와 함께 이른바 '올다무' 삼총사로 묶이면서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도 신흥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외형 뒤에 가려진 자회사들의 적자 행진은 상장을 앞둔 무신사의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을 켜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무신사의 17개 연결종속회사 중 신사업을 주도하는 주요 자회사들은 수십억원대 손실을 냈다.
물류를 전담하는 '무신사로지스틱스'가 영업손실 45억원, 순손실 98억원으로 가장 부진했다. 한정판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 운영사인 에스엘디티는 30억원대 적자(합병 전 기준)를 냈으며, '무신사트레이딩'과 '워즈코퍼레이션'도 각각 12억원과 4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무신사는 계속해서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다. 물류 인프라 확장을 위해 오는 2028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여주 메가물류센터를 조성하고 있다. 여기에는 약 5000억원이 투입됐으며, 이 사업의 시행과 자금조달은 특수목적법인(PFV) '에스에스여주피에프브이'가 맡는다. 이 회사도 초기 운영비와 이자 비용 등이 투입되며, 지난해 1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중 에스엘디티는 2023년 294억원, 2024년 157억원의 순손실을 내 무신사 재무구조에 부담을 안겼다. 솔드아웃이 과거 가품 논란과 함께 네이버 '크림'과의 경쟁 구도에서 밀려나며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한 탓이다. 이에 무신사는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지난해 초 에스엘디티를 흡수합병했다.
자회사들의 부진과 대규모 투자가 맞물리면서 무신사의 재무 건전성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말 기준 무신사의 순부채액은 전년 대비 19.3% 증가한 1조5711억원을 기록, 부채비율도 504.7%에서 532.9%로 확대됐다.
이에 무신사는 지난해 브랜드 '사운즈라이프' 등을 전개하는 '어바웃블랭크앤코'와 의류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티더블유에이에스'를 청산해 사업 재편에 들어갔다.
무신사는 기업가치 최대 10조원을 목표로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뿐 아니라 미국 나스닥 시장까지 기업공개(IPO)를 타진하고 있다. 최근 무신사가 일본 현지에 매장과 팝업을 잇달아 열면서 글로벌 확장에 열을 내는 이유다. 무신사는 오는 2030년까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권으로 진출해 글로벌 거래액 3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무신사는 단기간에 회사 외형을 키우고 수익성도 점차 개선하고 있으나, 사업을 급속도로 키울수록 자회사들의 적자 행진은 아픈 손가락이 되어가고 있다.
무신사는 솔드아웃 관련 "무신사에서 만나기 어려운 품절 상품이나 한정판 제품을 선보이는 플랫폼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답했고, 앞으로의 사업 전략에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중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만큼, 오프라인 확장에서도 수익성이 개선되면 기업가치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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