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문은혜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4층. 248번 탑승구 맞은편에 흡사 명품 매장 입구와 같은 분위기의 공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곳에 들어서면 순간 공항 특유의 소음과 분주함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골드와 블랙, 아이보리가 어우러진 공간에서 느껴지는 안락함,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의 첫인상이다.
정식 운영 하루 전인 지난 15일, 기자가 방문한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 입구에 들어서자 고급 호텔 로비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 자연스럽게 밀려왔다. 일등석 라운지에 버금간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안락함과 편안함이 공간 전체에 고루 배어 있었다.
대한항공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위치한 일등석 라운지와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 리뉴얼을 완료했다고 16일 밝혔다.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는 이날 오전 4시부터 문을 열고, 일등석 라운지는 오는 17일 오전 6시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 지난 2021년 말 시작된 인천공항 제2터미널 차세대 라운지 구축 프로젝트가 약 3년 6개월, 총 1100억원의 투자 끝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다.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의 규모는 숫자만으로도 압도적이다. 전체 면적 2615㎡에 420여 석. 현재 인천공항에 있는 단일 라운지 중 가장 크다.
실제로 들어서면 그 넓이가 체감된다. 답답함이 없다. 창가 쪽으로는 노트북을 펼치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워크스테이션 좌석이 배치됐고, 다른 한쪽 벽면에는 외부 시선이 차단된 1인 독립 좌석이 마련돼 있다. 중앙부에는 일행과 여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파형 좌석이 넉넉하게 배치됐다. 출장객이든 가족 여행객이든, 각자의 필요에 맞게 자리를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충분하다.
대한항공이 프레스티지 라운지의 규모에 공을 들인 데는 이유가 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앞두고 통합 항공사 출범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늘어날 이용객을 수용할 공간 확보가 시급했다. 빈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리거나, 뷔페 앞에서 줄을 서는 등 혼잡한 라운지 특유의 불쾌함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공간 설계에 그대로 녹아 있다.
뷔페 앞에 서면 선택의 고민이 시작된다. 한식과 양식, 샐러드바와 베이커리가 한데 모여 있어 입맛에 따라 골라 담는 재미가 있다. 그랜드 하얏트 델리 셰프들이 직접 빚은 수제 디저트와 약과 등 한국 전통 다과, 제철 과일, 소프트 아이스크림까지 더해지니 식사 한 끼로 충분하다 싶을 만큼 구성이 다채롭다.
라이브 스테이션에서는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현직 셰프가 즉석 조리를 선보인다. 분기마다 제철 식재료에 맞춰 메뉴를 바꾸는 방식이라 단골 이용객이라도 매번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라운지 한편의 바(Bar)에는 바텐더가 상주하며 고객 취향에 맞춘 칵테일을 즉석에서 내온다.
뷔페와 라이브 스테이션은 메인 홀 중앙에 배치하고, 식사 공간은 양 옆으로 넓게 펼쳐진다. 피크 타임에도 동선이 엉키지 않도록 고려한 설계다.
공간의 분위기는 기능성에만 머물지 않는다. 목재와 석재를 조화롭게 활용해 한국 전통 건축의 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고, 보는 각도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디지털 아트가 라운지 곳곳에 설치돼 있다. 출국 대기라는 무료한 시간을 하나의 문화 경험으로 바꿔놓는 장치다.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가 규모와 접근성에 방점을 찍었다면, 일등석 라운지는 철저히 '개인'을 위한 공간으로 설계됐다.
250번 탑승구 맞은편 4층에 위치한 일등석 라운지는 중앙 홀과 11개의 별실로 구성된다. 면적은 921㎡로 기존보다 2.3배 넓어졌다. 라운지에 들어서면 직원이 고객을 별실로 직접 안내한다. 독립된 공간에서 탑승 전까지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식사는 뷔페가 아닌 아라카르트 방식으로 제공된다. 전통 레시피를 바탕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메뉴들이 숙련된 전담 직원의 서비스와 함께 차려진다. 크리스토플 커틀러리, 베르나르도 식기, 바카라·리델 잔에 더해 이기조 작가의 백자, 이형근 작가의 납청유기가 식기로 사용된다. 와인과 위스키, 수제 맥주도 전담 직원이 취향에 맞게 권한다.
라운지 홀에는 목재 기둥과 대들보, 모시 등 한국 전통 미학에서 영감을 받은 요소들이 배치됐고, 채성필·이배·유봉상·김영주 등 국내 작가와 세계적 거장 아니쉬 카푸어의 아트워크가 공간의 품격을 완성한다. 한국 전통 색채인 '황(黃)'과 '흑(黑)'의 깊이를 담은 작품들이 집중 배치된 것도 인상적이다.
이번 리뉴얼로 인천공항 제2터미널 내 대한항공 라운지는 일등석·마일러클럽·프레스티지 동편(좌·우)·프레스티지 서편·프레스티지 가든 동편·프레스티지 가든 서편 등 총 7개로 운영된다. 라운지 총 면적은 5105㎡에서 1만2270㎡로 약 2.5배 넓어졌고, 좌석 수도 898석에서 1566석으로 대폭 늘었다.
모닝캄 회원 등 라운지 바우처 이용 고객은 대한항공 공식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의 '라운지 사전 예약 서비스'를 통해 방문 전 자리를 미리 확보할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인천공항 리뉴얼을 시작으로 김포국제공항,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 등 국내외 주요 공항 라운지의 순차적인 개편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