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의약품 유통을 거점도매로 바꾼 대웅제약과 반발하는 의약품 유통업체들이 만났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유통업체를 줄여 집중하겠다는 대웅제약과 유통 왜곡·수급불안 이유로 철회를 요구하는 유통업체·약사 간 갈등이 장기화되는 상황이다.
15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대웅제약, 한국의약품유통협회, 거점도매 업체들이 거점도매 해법을 찾기 위해 지난 13일 만났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선 자리였다. 하지만 여기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3월 1일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별로 특정 유통업체를 거점도매 업체로 지정해 의약품을 집중 공급하는 블록형 거점도매를 도입했다. 기존에 40여개 의약품 유통업체와 거래했던 것을 계약 해지하고 5개 업체로 줄였다.
이번 만남에서 거점도매 유통방식 변경으로 기존 수십년간 거래를 하다 계약해지된 유통업체들은 철회하거나 도도매 경우 기존 수익률 보전을 요구했다. 도도매는 대웅제약이 아닌 거점도매 업체를 통해 의약품을 받는 형태다. 유통업체 영업이익률이 1% 안팎인 상황에서 도도매를 통해 거점도매 업체에 수수료를 내면 기존보다 수익률이 2% 가량 줄어 손실이 발생한다는 이유다. A의약품 유통기업 대표는 "대웅제약이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았고, 우리가 제시한 대안도 거부했다"고 말했다.
반면 대웅제약은 거점도매 유통 방식은 철회할 수 없으며, 도도매 수수료는 거점도매 업체와 도도매를 원하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정할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다음 번 만남 약속조차 잡지 않았다. 갈등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의약품유통협회는 거점도매를 반대하는 스티커를 제작해 의약품 유통 회원사 배송 차량에 부착했다. 오는 21일 대웅제약 본사 앞에서 거점도매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다. 협회는 대웅제약이 기존 거래하던 40여개 유통업체들 계약기간이 각각 다른데도 2월 말 일괄해지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3월 거점도매 반대 성명을 낸 대한약사회도 반대 입장 재표명을 고려하고 있다. 박춘배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거점도매로 약사들은 다시 새로운 유통업체와 거래를 해야하고 기존 40개가 유통하던 것을 5개 업체로 줄이니 물류 병목 현상 등으로 의약품 공급이 불안정해져 결국 환자들도 제 때 필요한 약을 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도도매에 따른 반품 지연 등 문제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웅제약 측은 "거점도매는 철회 계획이 없다"며 "거점도매 업체와 도도매 업체간 수수료 문제는 대웅제약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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