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5월 숙제' 해외주식 양도세, 증권사 신고대행 마케팅 '봇물'


통합 신고 앞세운 투자자 '락인' 전쟁
신고는 '대행' 납부는 '본인' 주의도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5월 해외주식 양도세 확정 신고 기간을 맞아 양도세 신고대행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들의 '5월 숙제'로 불리는 해외주식 양도세 납부가 임박한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5월 양도세 확정 신고 기간을 겨냥한 신고대행 서비스에 알리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해외주식 수익이 기준선을 초과하면 발생하는 복잡한 신고 절차를 대신 처리하면서 고객 이탈을 막고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토스증권, iM증권 등 주요 증권사가 이달 말까지 해외주식 양도세 무료 신고대행 서비스 신청을 받고 있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는 연간 해외주식 양도차익이 250만원을 초과할 경우 투자자가 신고하고 납부해야 하는 세금이다.

각 증권사의 신고대행 마케팅 전면에는 통합 신고가 자리 잡았다. 여러 증권사에 분산된 투자 내역을 일일이 취합해야 하는 서학개미들의 고충을 파고든 셈이다. 투자자가 타 증권사에서 발급받은 수익 내역서를 파일 형태로 제출하면 증권사가 자사 데이터와 합산해 제휴한 세무법인에 일괄 전달하면서 신고 편의성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세부적인 접수 방식과 부가 혜택에 대해서는 증권사별 차이를 보인다. 우선 미래에셋증권은 전문 세무법인과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연동한 디지털 시스템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담당 세무법인이 자동으로 연결돼 예상 세액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오는 30일까지 지점과 고객센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M-STOCK 앱 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역시 제휴 세무법인을 기반으로 신고대행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삼성증권은 타 증권사 이용 내역이 포함된 통합 신고 서비스를 지원하며 오는 19일까지 지점 방문이나 홈페이지 MTS 등을 통해 접수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해외주식 양도차익이 250만원을 초과한 양도세 납부 고객에게 무료 신고대행 서비스를 시행하고 고객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세금 계산서부터 신고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토스증권은 모바일 최적화에 집중했다. 별도의 PC 접속 없이 MTS 앱에서 타사 내역 파일을 업로드하는 것만으로고 간편하게 합산 신고가 가능하다. iM증권 또한 오는 30일까지 해외주식 양도세 무료 신고대행 서비스를 진행하며, 사명 변경 후 적극적인 타사 보유 내역 합산 서비스를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는 모양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수천만원에 달하는 세무 대행 수수료를 전액 부담하면서까지 경쟁에 매달리는 배경에는 투자자 '락인(Lock-in)' 효과가 깔려 있다. 해외주식은 국내주식과 달리 매년 수익을 직접 정산해 신고해야 하므로, 한 번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만족도가 높던 고객은 다음 해에도 같은 증권사를 다시 찾을 확률이 매우 높아서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주식은 한 번 정착한 투자자가 쉽게 계좌를 옮기지 않는 특성이 있다"며 "신고대행은 단순한 서비스를 넘어 우량 고객을 자사 플랫폼에 묶어두고 이를 자산관리(WM) 비즈니스로 확장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증권가의 대행 서비스가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최종 납세 의무는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증권사는 세무서에 신고서를 대신 제출할 뿐 세금을 대신 내주진 않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대행 접수 후 발송되는 납부서를 확인해 오는 5월 31일까지 직접 세금을 내야 20%가량의 가산세 등을 피할 수 있다.

아울러 증권사마다 선입선출법이나 이동평균법 등 수익 계산 방식이 다를 수 있어 실제 매매 내역과 차이가 없는지도 꼼꼼히 대조해 봐야 한다. 본인이 이용 중인 증권사의 기본 계산 방식이 자신의 매매 패턴에 유리한지 사전에 파악하고 증권사 고객센터를 통해 계산 방식 변경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파악하기 어려운 장외 거래나 국내 주식 대주주 양도세 등은 대행 범위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며 "편리한 서비스를 활용하면서도 누락된 항목이 없는지 최종적으로 꼭 확인하고 세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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