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단수 문건 본 적없다는 윤석열…재판부는 '갸우뚱'


이상민 전 장관 재판 증인 출석
15일 박성재 증인·22일 결심공판

12·3 비상계엄 소방청장에게 일부 언론사의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항소심 2차 공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더팩트 | 정예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당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하거나 문건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의문을 제기하며 윤 전 대통령을 추궁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민성철 이동현 부장판사)는 9일 오후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장관의 항소심 공판을 열고 윤 전 대통령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은 단전·단수 지시를 한 적도, 문건을 본 적도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이 "'소방청장 24시 언론사 단전·단수'라는 제목의 문건을 알고 있냐"고 질문하자, 윤 전 대통령은 "그런 걸 할 생각도 없었는데 어떻게 알겠냐"고 답했다.

이어 "언론사 단전·단수라는 말 자체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대화에서 나온 일이 없다"며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작성된 진술서를 제시하며 증언의 신빙성을 따져 물었다.

이 진술서에는 윤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 대리인단 이동찬 변호사에게 "상민이가 (소방청장 제목의 문건을) 봤느냐. 김용현이 보여주길래 말도 안 된다 생각해 치워놨는데, 그걸 굳이 봤냐"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재판부는 "증인이 집무실에서 문건을 본 기억이 없다고 하니, 확인해야 할 것 같아 묻는다"라며 "이렇게까지 들은 사람이 있는데 기억이 안 나느냐"라고 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이런 대화를 한 기억이 전혀 없다"며 "이동찬 변호사에게 확인해보라"고 말했다.

문건을 두고 이 전 장관과 윤 전 대통령의 진술이 엇갈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전 장관)은 단전·단수가 기재된 문건이 (집무실에) 있었다고 말했다"라며 "단전·단수라는 내용의 문건이 계엄 직전 집무실에 있으면 궁금증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증인은 전혀 기억 못 하나"라고 캐물었다.

윤 전 대통령은 "단전·단수 자체를 계획하거나 실행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문건을 봤다면 국방부 장관에게라도 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공판 끝무렵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당시에 깨닫지 못했고,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말리는 데만 집중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대통령실에 있던 국무위원 중에 누구도 위헌·위법성을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며 "계엄 선포는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윤 전 대통령에게 '지금 계엄을 선포하면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는다'라며 만류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오는 15일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을 증인신문한 뒤 22일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이 전 장관은 주요 언론사의 단전·단수를 지시하는 등 내란 행위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ye9@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