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문정 기자]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화에 성공한 지 30년을 맞았다. CDMA 상용화는 당시 가능성에 머물던 기술을 실제로 구현한 사례이자, 한국을 ICT 강국으로 만든 기초 체력을 다진 신호탄이었다. SK텔레콤은 다가올 6세대 이동통신(6G) 시대에는 무언가를 연결 짓는 통신 본연의 역할을 인공지능(AI) 등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은 지난 8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CDMA 상용화 30주년을 기념하는 미디어 스터디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종훈 SK텔레콤 네트워크전략담당과 이내찬 한성대학교 교수가 참석해 CDMA 상용화의 의의와 이동통신의 역사, 6G 시대의 SK텔레콤의 전략 등을 소개했다.
CDMA는 1996년 1월 3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됐다. 정부는 SK텔레콤을 비롯해 ETRI·삼성전자·LG전자 등과 함께 민관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당시 글로벌 시장에서는 TDMA(시분할다중접속) 방식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던 상황에 큰 도전으로 평가됐다. CDMA는 하나의 주파수 대역을 고유 코드로 구분해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쓰면서도 간섭 없이 통화할 수 있는 2G 핵심 기술이지만, 실제로 구현된 사례는 없었다.
이내찬 교수는 "CDMA 방식으로 이뤄진 첫 번째 통화에서 나왔던 말은 '일반 유선전화와 별 차이가 없을 만큼 감도가 깨끗하네요'였다"며 "당시 CDMA 방식의 이동통신의 통화 품질이 제대로 구현될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어 "CDMA의 상용화는 이후 세계 최초 5G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기술 진화의 발판이자 민간 시장 형성의 주춧돌이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CDMA 상용화 이후 구축된 전국 단위 통신 인프라는 ICT 산업 성장의 토대가 됐다.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1998년 1000만명을 넘어선 뒤 빠르게 증가해 1999년에는 유선전화를 추월했다.
SK텔레콤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 국제전기전자공학협회(IEEE)로부터 'IEEE 마일스톤'을 수여하기도 했다. 이 상은 전기·전자·통신 분야에서 인류사에 기여한 혁신에만 부여된다.
이후 SK텔레콤은 약 10년 주기로 3G(2000년), 4G(2011년), 5G(2019년) 통신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3G 시대에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바일 인터넷이 대중화됐다면, 4G 시대에는 고속 통신으로 동영상스트리밍까지 가능해졌다. 5G는 초저지연과 초연결성을 기반으로 AI와 스마트팩토리 등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SK텔레콤은 이제 다가올 6G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6G 시대의 핵심으로는 AI와 네트워크의 결합을 꼽았다. 과거 이동통신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했다면, 앞으로는 데이터와 AI, 그리고 산업 전반을 연결하는 기반으로 확장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종훈 담당은 "AI 시대에는 네트워크가 단순한 데이터 전달 수단을 넘어, 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하는 '지능형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는 전 산업의 생산성과 혁신 속도를 결정짓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자율적인(오토노머스) 네트워크 △AI 포 네트워크 △네트워크 포 AI 등을 핵심 요소로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실제로 AI 기반 '스파이더' 프로그램을 활용해 코어 네트워크 전 장비를 통합 관제하고, 알람과 통계 데이터를 자동 분석한 사례도 등장했다. SK텔레콤은 지난 7일까지 석촌호수와 여의도 등 주요 벚꽃 축제 장소에서 스파이더를 활용해 통신 장애 없이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달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컴백 당시에도 AI 기반 네트워크 운영 시스템인 'A-One'을 활용해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이종훈 담당은 "과거에는 BTS 광화문 공연 관련 준비 시 꽤 많은 인원이 일주일가량 준비를 해야 했지만, A-One 툴을 사용했을 때는 30분 만에 설계를 끝냈다"며 "이런 생산성의 혁신이 일어나면서 조금 더 효율적인 운영 상의 대응이 가능해 지금도 활용하고 있고, 더 고도화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6G 시대의 도래와 함께 네트워크 통신 보안 기술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훈 담당은 "6G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제로 트러스트'다. 실제로 보안은 스터디 아이템 단계에서부터 고려되고 있고, 6G 시대를 맞춰 준비하고 있다"며 "이동통신 세대가 진화하면서 이미 많은 보안의 취약점들이 실제로 개선됐고, 보안 관련 사안들은 표준화 단계부터 세부적으로 다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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