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고문에, 나체 기합까지…공군사관학교서 예비생도 가혹행위


"애미가 그렇게 가르쳤냐" 등 폭언도…결국 자퇴
인권위, 지도생도 2명 징계 및 제도 개선 권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공군사관학교 예비생도 기초훈련에서 가혹행위를 저지른 지도생도를 징계하라고 권고했다고 9일 밝혔다./ 더팩트DB

[더팩트ㅣ김태연 기자] 공군사관학교에서 예비생도 기초훈련 중 폭언과 식고문 등 가혹행위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가해자 징계와 함께 인권친화적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9일 인권위에 따르면 공군사관학교 예비생도로 가입교한 A 씨는 기초훈련 기간인 지난 2월 초 생활지도생도와 훈련지도생도, 교관 등 6명으로부터 폭행과 폭언, 얼차려, 강제취식 등 가혹행위를 당해 자퇴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A 씨는 구보 중 무릎과 허리 부상을 입어 군의관으로부터 1~2주간 훈련 열외를 권장한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생활지도생도 B 씨로부터 '가라. 환자 주제'라는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1.5리터 음료수와 맘모스 빵을 강제로 빨리 먹게 하는 식고문도 당했으며, 아침과 점심 식사 금지 조치로 배식을 받지 못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훈련지도생도 C 씨는 '네 애미가 그렇게 가르쳤냐', '네 면상만 보면 화나' 등 다른 생도들 앞에서 폭언을 하고, 지도생도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조롱 섞인 대화 내용을 보여주며 퇴교까지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는 지난 2월23일부터 25일까지 공군사관학교 현장조사를 벌였고, B 씨와 C 씨의 가혹행위를 인정했다. 다만 교관 등 나머지 4명의 경우 객관적 증거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진정을 기각했다.

인권위가 예비생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79명 중 39.2%(31명)는 가입교 기간 중 인권침해를 직접 당했다고 답했다. 목욕탕에서 나체로 푸쉬업이나 유격 체조를 시키는 행위, 오후 10시 소등 이후 생활관에서 기합을 주는 행위 등의 사례도 추가로 파악됐다. 각종 폭언와 단체 식사 중지 등도 확인됐다.

인권위는 B 씨와 C 씨의 행위가 헌법 제10조와 제12조를 위반해 인격권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군사관학교장에게 이들 징계를 권고했다. 공군참모총장에게는 기초훈련 특별정밀진단을, 국방부 장관에게는 예비생도 기초훈련의 법률적 근거 및 인권친화적 근본 대책 마련을 권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사관학교 기초훈련 제도는 병영생활에 준하는 강도 높은 기본권 제한이 이뤄지기에 명확한 법률적 근거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pad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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