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현정 기자] 3년 만에 돌아온 '스페이스 공감'은 이 프로그램이 존속돼야 할 이유를 완벽하게 증명했다.
3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 홀에서는 EBS '스페이스 공감'의 3년 만의 첫 라이브 공연이 진행됐다.
익히 알려진 대로 '스페이스 공감'은 예산 부족으로 2023년부터 라이브 공연이 사실상 중단 상태였으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던 구글이 상생기금 300억 원을 EBS에 출연하면서 기사회생의 길이 열렸다.
이에 이날 공연은 기존의 공연 장소인 '스페이스 공감 홀(약 250석)'보다 더 큰 규모의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 홀(약 350석)에서 라이브 공연과 녹화가 진행됐으며 부제도 '홈커밍데이(Homecoming Day)'로 정했다.
공연 재개 첫 무대에 오르는 아티스트도 이 '홈커밍데이'의 의미에 딱 맞게 구성됐다. 이날 출연한 한로로와 실리카겔, 장기하는 '스페이스 공감'이 진행한 신인 발굴 프로그램 '헬로루키'를 거쳐 '스타 뮤지션'에 등극한 대표 사례들로, 이들은 '헬로루키'에서 각각 2022년 결선 진출, 2016년 대상, 2008년 인기상을 수상했다.
특히 2008년은 '헬로루키'가 경연 형식으로 변경된 첫해고 2022년은 '스페이스 공감' 공연 재개 전 마지막으로 '헬로루키'가 열린 해였기에 이들의 출연은 '스페이스 공감'과 '헬로루키'의 역사가 한자리에 모인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이날 실리카겔의 김한주는 "2008년 장기하의 '핼로루키' 출연 무대를 TV로 봤고, 2016년 우리가 '헬로루키'에 나왔다. 그리고 2022년 한로로가 결선에 진출했을 때 축하공연이 우리였다"라고 말해 이 세 뮤지션이 공연 재개 첫 주자로 발탁된 이유를 알렸다.
이어진 공연에서 각각의 무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한로로는 '마음을 사로잡는 무대', 실리카겔은 '넋을 잃게 만드는 무대', 장기하는 '신들린 무대'였다.
탁월한 멜로디 감각과 이를 효과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보컬 실력을 지닌 한로로는 그가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여실히 증명했다. 또 2일 발매한 신곡 '게임 오버 ?'의 첫 라이브 무대를 감상할 수 있었던 것도 '스페이스 공감'의 특권이었다.
실리카겔의 무대는 '밴드붐이 아니라 실리카겔붐이 온 거다'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를 알려주는 시간이었다. 위태롭지만 치밀하고, 아슬아슬하지만 정교하게 박자를 바꿔가며 끊임없이 긴장감을 요구하는 이들의 연주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황홀감과 눈과 귀를 뗄 수 없는 몰입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장기하는 이 무대의 '왕'이었다. 마치 왕의 귀환을 알리는 것처럼 무대 위를 마음대로 휘저으며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명령하고 또 그것을 얻어내는 모습은 그야말로 '음악의 왕'에 빙의된 '접신'의 경지였다. 게다가 장기하는 '스페이스 공감'의 무대에서 그럴 수 있는 자격이 있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장르의 구성도 이들의 무대를 한층 돋보이게 만들었다. 모던 록과 얼터너티브 록 기반의 한로로로 시작해 사이키델릭 록과 익스페리멘탈 록의 실리카겔, 자유롭게 장르의 결합을 시도하는 장기하로 이어진 라이브는 각각의 매력으로 공연이 선사하는 재미를 한층 부각시켰다.
공연 외적으로는 라이브의 열기를 고스란히 시청자의 화면과 스피커로 전달하고자 하는 EBS 제작진의 노력이 눈에 띄었다. 이날 공연에 투입된 카메라는 육안으로 확인한 것만 17대에 달했으며, 최적의 사운드를 위해 무대 곳곳에 고성능 마이크가 설치됐다.
또 360도로 무대를 구성하고 사방에 스탠딩 관객을 배치해 '라이브 공연의 분위기'를 화면 너머에까지 도달하게 하려는 제작진의 의지가 느껴졌다.
이날 실리카겔의 김춘추는 "'스페이스 공감'은 모든 음악인이 존속을 바라는 프로그램이다. 영원히 중단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스페이스 공감 - 홈커밍데이'는 프로그램의 존재 의의를 제대로 입증했다. 그것도 기대 이상으로.
한편 '스페이스 공감'은 5월 6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 50분 EBS 1TV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