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2%대 추락한 '건물주'…'별들에게 물어봐' 악몽 재현하나


하정우 19년 만의 복귀작, 임수정·심은경 등 막강 라인업 
화려한 출발 무색한 성적표…3주 연속 하락세

배우 임수정 하정우 정수정 김준한 심은경(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이 출연하는 tvN 토일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이 3주 차에서 시청률 2.6%까지 하락했다. /tvN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화려한 수식어가 무색한 성적표다. 19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하정우를 필두로 임수정 김준한 정수정 심은경까지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한데 모았지만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이 심상치 않은 하락세를 보이며 위기를 맞았다.

30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tvN 토일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극본 오한기, 연출 임필성, 이하 '건물주')은 지난 3주 차 방송에서 자체 최저 시청률인 2.6%를 기록했다. 1회 4.1%로 출발해 2회 4.5%까지 치솟으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던 것에 비하면 매주 기세가 꺾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 14일 첫 방송한 '건물주'는 빚에 허덕이는 생계형 건물주 기수종(하정우 분)이 목숨보다 소중한 가족과 건물을 지키기 위해 가짜 납치극에 가담하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드라마다.

작품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건물주의 위태로운 줄타기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욕망을 담아내고자 했으나, 현재까지는 그 기획 의도가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닿지 않은 모양새다.

사실 '건물주'는 시작 전부터 흥행 요건을 고루 갖춘 작품이었다. 먼저 16부작의 긴 호흡에도 불구하고 최고 시청률 13.1%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전작 '언더커버 미쓰홍'의 확실한 후광효과가 있었다. 여기에 '하정우의 19년 만의 귀환'이라는 이름값까지 더해져 '언더커버 미쓰홍'이나 그 전작인 '프로보노'보다도 높은 첫 회 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입증했다.

하지만 상승세는 딱 2회까지였다. 방송 2주 만에 3.1%로 주저앉더니, 급기야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2%대 시청률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 들었다. tvN 토일드라마가 2%대 시청률을 보인 것은 '별들에게 물어봐' '감자연구소'가 연이어 고전하며 처참한 성적표를 남겼던 1년 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tvN 토일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이 감자연구소 이후 1년 만에 2%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화 캐스팅을 내세우고도 시청률 참패를 맛본 별들에게 물어봐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tvN

가장 큰 패착으로는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장르가 꼽힌다. 블랙코미디와 스릴러를 표방했지만, 두 장르가 유기적으로 섞이지 못한 채 각자 겉돌고 있다. 블랙코미디 특유의 날카로운 풍자도, 스릴러의 팽팽한 긴장감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서 어느 한 취향의 시청자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 역시 시대를 역행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태풍상사' 같은 본격적인 시대극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세련되지 못한 연출과 공감하기 힘든 설정들이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 트렌디한 감각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진부하고 투박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매력적인 캐릭터의 부재 또한 뼈아픈 대목이다. 하정우 임수정 등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들을 대거 기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가 감정 이입할 만한 매력적인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다. 등장인물은 방대하지만 정작 마음을 줄 곳이 없으니 시청자들은 극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피로감을 느낀다.

불친절한 전개는 중간 유입마저 가로막고 있다. '건물주'는 처음부터 순서대로 시청하더라도 가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이 툭툭 튀어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간부터 합류한 시청자들에게는 전개 자체가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고정 시청층을 붙잡는 데 실패한 상황에서 신규 시청자 유입의 문턱까지 높인 셈이다.

물론 일요일 방송분에서 미세하게 시청률이 반등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전주 시청률보다 계속해서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명백한 위기 신호다. 하락세가 고착화될 경우 호화 캐스팅을 내세운 tvN의 야심작이라는 타이틀은 '별들에게 물어봐' 이후 또 한 번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총 12부작 중 이제 막 중반부에 접어든 '건물주'가 반등할 수 있는 기회는 남아 있다. 다만 지금처럼 산만한 장르의 나열과 시청자들이 납득하기 힘든 개연성 없는 상황들이 반복된다면 떠난 시청자들을 다시 불러들이긴 쉽지 않아 보인다.

남은 회차 동안 '건물주'가 벼랑 끝에서 극적인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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