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나락스·서울로보 연이은 변심…삼성증권, IPO 관리 역량 도마 위


마키나락스, 주관사 교체 후 코스닥 문턱 통과
올해 IPO 주관 케이뱅크 외 스팩 1건 그쳐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PO 주관사를 삼성증권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 교체한 마키나락스는 최근 코스닥 상장위원회로부터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승인 받았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삼성증권의 기업공개(IPO) 역량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상장을 추진하던 유망 인공지능(AI)·자율주행 업체들이 잇따라 삼성증권과 결별하고 주관사 교체를 선택하고 있어서다.

특히 주관사를 바꾼 기업이 곧바로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하는 사례도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의 상장 주관과 전략 수립 능력에 의구심을 보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I 스타트업 마키나락스는 지난달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로부터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승인 받아냈다. 지난해 11월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3달 만에 거둔 성과다.

주목할 점은 심사를 통과한 마키나락스의 상장 주관사다. 애초 마키나락스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2024년 5월 처음 상장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당시에는 '파두 사태' 여파로 금융당국의 기술특례 상장 심사가 대폭 강화됐던 시기다. 결국 마키나락스는 심사 대기만 5개월 넘게 이어가다가 상장 자진 철회를 선택했다.

이후 마키나락스는 주관사를 삼성증권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 변경하는 결단을 내렸고, 재도전 끝에 심사를 통과하며 증시 입성을 눈앞에 뒀다. 결과적으로 주관사 교체 카드가 통한 셈이다.

삼성증권이 주관을 맡은 예비 상장사 중 마키나락스와 유사한 행보를 보이는 기업은 또 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업체인 서울로보틱스다.

서울로보틱스는 지난해 7월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 IPO를 준비했다. 다만 최근 서울로보틱스 역시 상장 절차를 자진 철회한 후 주관사 교체를 진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의 연이은 주관사 이탈을 두고 IPO 부문 관리 역량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와 로봇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섹터에 투자하는 정부의 모험 자본 공급 기조와 어긋난 것은 물론, 향후 신규 수주 경쟁에도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올해 초반 IPO 실적 테이블에도 영향을 주는 분위기다. 삼성증권은 올해 IPO 주관 순위에서 '최대어'로 꼽히던 케이뱅크 IPO에 참여해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나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나, 이 외에 스팩 상장만 1건 성사한 상태다.

반면 신규 IPO 주관 계약 행보는 희망적이다. 잇따른 이탈 속에서도 삼성증권은 신규 딜 수주와 기존 주관 기업의 심사 청구를 이어가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는 모양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31일 AI 기반 치과 솔루션업체 이마고웍스와 상장 주관 계약을 맺고 2027년 상장을 목표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파두 사태나 당국의 상장 요건 강화 등에 따라 거래소의 심사 문턱이 높아지면서 발행사들이 주관사의 가이드 역량에 민감해진 상황"이라며 "유망 섹터 기업들의 연이은 이탈은 주관사 입장에서 단순한 딜 무산을 넘어 평판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측은 우려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주관사 변경은 IPO 시장 상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사안임을 강조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시장 내 분할 상장 이슈 등 여러 대외적 변수가 산재한 상황에서 발행사 니즈나 시장 분위기에 따라 주관사가 재편되는 것은 흔히 발생하는 흐름"이라며 "올해 상반기 유일한 코스피 상장사인 케이뱅크 IPO에 참여했고, 유망 스타트업들과 신규 계약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의 성공적인 증시 입성을 지원해 시장 신뢰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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