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바리케이드 벗어난 소녀상…"시민들 공간 되찾아"


"잠시 열린 것…하루빨리 완전 철거해야"
경찰, 4월 말 바리케이드 철거 여부 재판단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1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746차 수요시위를 열었다. 시위에 앞서 경찰과 정의연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11시30분께부터 소녀상을 둘러싸고 있던 바리케이드를 철거했다. /안디모데 기자

[더팩트ㅣ이다빈·안디모데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약 6년 만에 경찰 바리케이드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한시적 바리케이드 철거에 시민들은 하루빨리 소녀상을 온전히 되찾기를 염원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1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746차 수요시위를 열었다. 시위에 앞서 경찰은 오전 11시30분께부터 소녀상을 둘러싸고 있던 바리케이드를 철거했다. 지난 2020년 6월부터 인근에서 열린 '모욕 시위'에 따른 소녀상 훼손 우려로 바리케이드로 보호한 지 약 5년10개월 만이다.

정의연 관계자와 소녀상 제작자인 김서경 작가는 손에 흰 장갑을 낀 채 빗자루 등을 들고 소녀상 바닥에 쌓인 낙엽들을 쓸어 내렸다. 검은색 먼지와 이끼로 지저분해진 소녀상도 연신 닦아냈다.

김 작가는 "소녀상은 시민들이 쓰다듬어주고 관심을 줄 때 살아난다. 시민들의 공간을 되찾은 느낌"이라면서도 "지금 잠시 (바리케이드가) 열린 것 뿐이라 아직 답답하다. 또다시 감옥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오는 29일부터 1박2일 보수작업을 할 것 같다. 이끼가 있는 걸 오늘 더 많이 발견했고,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뺄 때 바퀴 자국 같은 게 남아 있어 걱정"이라며 "평상시에 관리를 하면 이런 모습이 아닐 텐데 슬프다"고 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1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746차 수요시위를 열었다. 시위에 앞서 경찰과 정의연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11시30분께부터 소녀상을 둘러싸고 있던 바리케이드를 철거했다. /안디모데 기자

수요시위가 시작되자 시민 60여명은 '사과 없는 화해란 없다' ,'피해자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1분간 묵념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와 꽃 한 송이가 그려진 추모 액자, 보라색과 노란색이 섞인 꽃다발을 소녀상 옆 의자에 내려놨다.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는 시민들 모습도 보였다.

시민 김덕연(67) 씨는 "바리케이드를 시위할 때만 철거한다고 하는데, 위안부 할머니들도 이제 5명밖에 남지 않아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매주 수요시위에 나올 생각이다. 소녀상이 얼른 완전히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산에 사는 박민성 씨는 "바리케이드가 없어져서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며 "바리케이드가 없어도 안심할 수 있도록 계속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위가 끝나면 다시 바리케이드가 설치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녀상 근처를 지날 때 누구나 자유롭게 추모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열려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바랐다.

한 20대 여성은 바리케이드가 사라진 소녀상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고 소녀상 옆 의자에 앉았다. 소녀상 머리를 쓰다듬으며 기념사진을 남기는 이들도 있었다. 한 60대 남성은 소녀상 앞에 절을 했다.

수요시위가 끝난 직후 이날 오후 1시12분께 소녀상은 정사각형 모양의 바리케이드 속에 다시 둘러싸였다. 당초 이날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고 1박2일 동안 보수작업을 진행하려 했으나, 안전 문제를 우려해 수요시위가 열리는 동안 일시적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달 말 바리케이드 철거 여부를 재판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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