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보단 이해관계…'캐스팅보터' 중도층, 여전한 변수


'지지하는 정당 없음' 무당층 두꺼워
중도·무당층 표심 영향력 상당 관측

6·3 지방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무당층 표심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정청래(오른쪽)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4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2026 국회정각회 신춘법회에 참석한 모습.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6·3 지방선거가 불과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무당층·중도층 표심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이번 지선은 정부 출범 이후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첫 평가 성격이 강한데, 어느 한 진영을 지지하지 않는 중도층이 제법 두껍다. 역대 선거 때처럼 중도층 표심 향배가 판세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은 51.5%, 국민의힘은 36%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지난주보다 1.9%포인트 하락했고 국민의힘은 2.5%포인트 올랐다. 무당층은 전주대비 1.1%포인트 상승한 10.2%였다. 이는 조국혁신당(1.6%), 진보당(1.5%), 개혁신당(2.7%), 기타 정당(2.4%)을 다 합한 것보다 높은 수치다.

한국갤럽이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민주당 46%, 국민의힘 19%로 집계됐다. 무당층은 무려 27%로 조사됐다. 무당층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역별로는 대구·경북(TK·42%)이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나이별로는 18~29세 48%, 30%에서 38%로 많았다. 특히 성향별로 보면 보수·중도·진보 어느 쪽도 아닌 '모름/응답거절'이 61%였다. 또한 '평소 정치에 관심이 전혀 없다/모름'이라고 응답한 무당층은 무려 70%나 됐다.

현재 지방선거 흐름은 민주당이 우세한 양상이라는 분석이 많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탄탄한 지지율을 바탕으로 정국 주도권을 쥐며 국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유능하고 일하는 모습을 보이며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키우는 셈이다. 국민의힘은 12·3 불법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낙인 속에 '절윤'(윤 전 대통령과 절연) 논란, 계파 갈등에 이어 최근에는 공천 파동까지 겹쳐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민주당이 거물급 김부겸 전 총리를 앞세워 사상 처음으로 대구시장 당선을 노리는 대목에서 현 선거 분위기가 어떤지 짐작할 수 있다. 의석수에 밀려 여당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야당의 모습과 요원한 보수 재건에 불만을 가진 TK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전통적 텃밭인 TK와 영남, 강원 등에서 안심할 수 없다는 게 고민 지점이다. 반대로 본다면 민주당이 완전한 승리를 노려볼 만한 부분이다.

국민의힘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전면에 내세워 동진을 추진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김 전 총리가 30일 오후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는 모습. /대구=남용희 기자

하지만 선거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안다는 말처럼 중도·무당층의 표심 향배에 따라 경합지역의 승패가 갈릴 수 있다. 중도층은 자신의 이해관계와 맞닿은 정당을 찾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중도층은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집권당에 대한 심판론이 가장 강한 집단이고, 보수나 진보층보다 부동산이나 경제 등 정책에 민감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동 전쟁 여파로 한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점은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유류비 등 물가 상승으로 인해 체감 경기가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이언근 전 부경대 초빙교수는 통화에서 "주가지수가 빠지고 있고 기름값 상승이 지속되면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상당히 안 좋아질 것"이라며 "다만 정부가 25조원 규모의 추경으로 어떤 행태로든 돈을 푼다면 중도층과 서민층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중국에서 어떠한 악재나 돌발 변수가 생길지는 모를 일이다. 특히 지방선거는 대선과 총선보다는 비교적 투표율이 낮고 모든 무당층이 한 표를 행사한다는 보장도 없다. 정치권에선 통상적으로 무당층의 투표 참여율은 낮다고 본다. 그렇더라도 여론조사에서 비교 우위에 있는 민주당이 중도층이나 무당층의 일정 부분만 포섭한다면 완전한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이 보수 강세 지역인 TK와 영남권 등에 정성을 쏟으며 공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절윤' 결의문을 채택한 이후 별다른 조직 변화가 없다. 그래서인지 일선 선거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한 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한 예비후보는 통화에서 "중앙(당)에서 전략이 없어도 너무 없다. 서사를 써나가는 것도 없다. 난감하다"라고 하소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에게 더 다가가 민생을 보듬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도 더욱 경청할 것"이라며 "중도·무당층 표심을 얻으려는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진심으로 다가가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다. 응답률은 3.9%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다. 응답률은 12.6%. 두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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