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재선임되면서 2기 체제가 본격화됐다. 지난 1기 동안 역대 최대 실적과 주주환원 강화라는 성과를 냈지만, 2기에는 본업 수익성 방어와 비은행 체질 개선, 내부통제 실효성 확보 등 한층 복합적인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2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진 회장의 재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진 회장은 오는 2029년 3월까지 3년간 더 신한금융을 이끌게 됐다.
진 회장의 연임 배경에는 지난 3년간의 실적 성과가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의 2025년 연간 순이익은 4조97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13%대를 유지하며 자본 여력을 방어했다.
다만 2기 출범 이후에는 단순한 실적 증가를 넘어 '질적 성장'을 입증해야 한다는 과제가 더 부각되고 있다. 신한금융의 2025년 실적은 분명 개선됐지만, 내실을 판단하려면 순이익보다 수익성과 자본효율, 건전성의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그룹 누적 순이자마진(NIM)은 2024년 1.93%에서 2025년 1.90%로 3bp 하락했다. 이익 규모는 커졌지만, 본업인 이자이익 기반 수익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단순한 자산 성장보다 마진 방어와 조달비용 관리, 우량자산 중심의 성장 전략이 더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본효율 측면에서도 추가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2025년 ROE와 ROTCE는 각각 9.1%, 10.3%를 기록했지만, 신한금융이 밸류업 계획을 통해 제시한 중기 목표인 ROE 10%, ROTCE 11.5%에는 아직 못 미친다. 자본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평가다.
비이자이익의 질적 성장 여부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신한금융의 2025년 비이자이익은 3조7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4% 증가했다. 그러나 비은행 핵심 계열사 실적은 엇갈렸다. 신한카드와 신한라이프 순이익은 각각 4767억원, 5077억원으로 전년보다 감소한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3816억원으로 2배 넘게 늘며 비이자이익 확대를 주도했다.
비이자이익 증가세가 증권 부문의 호조에 기댄 일시적 효과에 그친 것인지, 아니면 카드·보험까지 포함한 구조적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2기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단순히 비이자이익 규모가 늘어난 것보다, WM·카드·보험·증권 등에서 반복 가능한 수익 기반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대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역시 진옥동 2기가 피해갈 수 없는 과제다. 2024년에는 신한투자증권의 1300억원대 ETF LP 금융사고가 불거지며 그룹 차원의 내부통제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소비자보호 측면에서는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 논란도 이어졌다. 이어 2025년에는 신한은행이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미흡’ 등급을 받으며 관련 부담이 재차 부각됐다.
단순히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관련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 자체보다, 금융사고와 소비자 피해를 실제로 줄여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의 실효성을 입증하는 데 있다는 분석이다. 실적과 자본비율만으로는 더 이상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고, 사고 예방과 사후 관리 역량까지 함께 증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진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향후 핵심 사업 방향으로 생산적 금융과 인공지능 전환(AX)·디지털 전환(DX), 자산관리(WM)와 글로벌 부문 강화를 제시했다.
진 회장은 "국가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생산적 금융을 적극 추진하고, 산업의 미래에 대한 선구안을 강화해 혁신기업의 성장 파트너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며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먼저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AX·DX 가속화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10월 관련 부문을 신설해 전략의 일관성과 실행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발행·보관·유통을 아우르는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선도하고, 일하는 방식과 상품·서비스 전반에 AI를 적용해 생산성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WM과 시니어, 글로벌 부문에서는 은행과 증권의 ‘원 WM 체계’를 더욱 강화해 자산관리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부문은 중장기 로드맵을 토대로 ‘확고한 초격차’를 만들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진 회장은 또 "고객의 신뢰는 철저한 내부통제와 금융소비자 보호에서 비롯된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신한에 대한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진 회장의 재선임을 포함한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신임 사외이사로는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과 임승연 국민대학교 교수가 신규 선임됐고, 곽수근·김조설·배훈·송성주·최영권 사외이사는 재선임됐다.
아울러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9조8659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향후 2026년 결산 이후 비과세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상법 개정 시행에 따른 전자 주주총회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도 함께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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