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여의도=이성락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8년간 맡아 온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놨다. 구 회장은 본연의 사업 활동에 더욱 집중해 책임 경영을 실천하면서 인공지능 전환(AX), 신사업 모델 성장 등 주요 경영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LG 이사회는 26일 박종수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고려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박 의장은 2022년 국내 최대 조세 전문 학회인 한국세무학회의 회장을 역임하는 등 회계·세무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23년 ㈜LG 사외이사로 합류해 감사위원회, ESG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이로써 구 회장은 지주사 ㈜LG의 이사회 의장직을 8년 만에 넘겨주게 됐다. 구 회장은 2018년 6월 임시 주주총회(주총)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 이후 줄곧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 왔다.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직을 넘겨준 것은 LG그룹 내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을 더욱 강화해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LG뿐만 아니라 계열사 차원에서도 사외이사에 대한 이사회 의장직 선임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LG,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 LG CNS, HS애드 등 11개 상장사가 사외이사 의장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
구 회장의 사업 활동 측면에서는 책임 경영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사회 의장은 독립적으로 감시·견제 역할을 수행하고, 구 회장은 본연의 사업 활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구조다. 구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현 상황에서 위기 극복과 신성장 동력을 포함한 주요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LG 주총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며 "AI가 촉발하는 기술 혁신과 산업 간 경계의 붕괴로 제품·서비스 차별화 경쟁이 한층 심화되고 있으며, 지경학적 변동성 확대는 글로벌 사업 운영의 복잡성과 실행 난이도를 높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러한 환경에서는 과거의 방식만으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재정립해 나가야 한다"며 "올해 투자 우선순위와 미래 방향성을 더욱 명확히 하고,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사업별 차별적 기술력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남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선도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혁신은 고객이 체감하는 가치의 수준을 높이고, 시장의 기대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성과로 구현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역량을 재정비하고 실행의 집중력과 완성도를 높여,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지속해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그룹의 핵심 성장 전략인 AX에도 공을 들일 방침이다. 그는 "AX를 가속화해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해 가겠다"며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LG의 중장기 지속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 회장은 전날(25일) 서울 중구 남산리더십센터에서 진행된 사장단 회의에서도 AX를 강조했다. LG 사장단은 이 자리에서 경영진 주도의 명확한 목표 설정과 신속한 실행을 바탕으로 설계부터 생산, 마케팅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AX를 활용한 구조적 혁신을 가속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구 회장은 "AI는 단순히 효율성과 생산성을 개선시키는 도구가 아닐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이며, 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이 필요하기에 사업의 임팩트가 있는 곳에서 작은 것이라도 빠르게 실행해 성과를 축적하고 확산해야 한다"며 "AX는 특정 조직만의 과제가 아닌, CEO와 사업책임자가 직접 방향을 잡고 이끌어야 할 과제"라고 사장단의 강력한 실행을 주문했다.
한편, 이날 ㈜LG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승인, 신규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의안이 상정돼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현금배당으로는 보통주 1주당 2100원, 우선주 1주당 2150원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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