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청년 최초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대상이 전체 청년에서 신청한 청년만 지원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청년들의 노후 소득보장 강화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원 기간과 지원액도 줄었다. 자동 지원이 아닌 신청자만 지원하자는 보건복지부 의견이 수용됐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안(대안)은 내년부터 18세 이상 27세 미만 국민이 국민연금공단에 보험료 지원을 신청한 경우에 한해 국가가 연금보험료를 1개월 지원하거나 가입기간에 1개월 추가 산입하는 내용이다.
지원 대상이 18~27세 미만 청년 전체를 자동 지원하는 원안과 달리 신청한 자로 축소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이수진, 남인순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들 원안은 최초 가입연령인 18세에 도달한 청년 모두에게 국가가 보험료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인 청년 최초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정책은 청년들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늘려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연금액이 늘어난다. 연금보험료 납부 가입이력이 있으면 이후 연금보험료를 내지 못한 기간에 대해 추후 납부해 보충할 수도 있다. 학업, 군 복무, 취업준비 기간 증가 등으로 청년층 취업이 늦어지면서 국민연금 가입시점이 늦춰지고 있는 상황에서 18세 청년 모두에 초기 기간 보험료를 지원해 자동으로 가입 이력을 갖추게 하려는 취지다.
하지만 보건복지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복지부가 18~27세 미만 청년 전체가 아닌 신청한 청년으로 지원하자는 수정의견을 제출해 반영됐다.
지원기간과 지원액도 줄었다. 서영석 의원 안은 18세 청년에 3개월간 중위소득월액(기준소득월액 중위수) 기준으로 지원하는 내용이었다. 반면 복지부는 기준소득월액 하한액 기준으로 1개월만 지원하자고 수정의견을 냈다. 결국 복지위 통과 과정에서 1개월만 지원하는 것으로 바뀌고, 기준소득월액도 중위수가 아닌 하한액 기준으로 정했다. 2025년 기준소득월액 중위수는 100만원, 기준소득월액 하한액은 약 40만원이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늘려 노후소득 보장성을 강화하려는 정책 취지가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년 첫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정책은 현재 가입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청년들의 가입기간을 늘려 노후 소득 보장성을 강화하고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축소하려는 것인데 신청한 사람만 지원하면 제도 취지와 맞지 않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는 복지 혜택을 몰라 신청하지 못하는 신청주의를 극복하자는 것과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복지사업 신청주의 관행에 대해 "신청주의는 매우 잔인한 제도가 아닌가"라며 "신청을 안 했다고 안 주니까 지원을 못 받아서 (사람이) 죽고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은 18세 이상 27세 미만 무소득자는 가입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개인이 자발적으로 연급보험료를 납부하지 않는 이상 추후 납부해 보충할 수 없다. 올해 국민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68만원 수준으로 노후 보장성이 미흡하다. 우리나라는 노인 10명 가운데 3.6명이 빈곤하다.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줄곧 1위다.
국민연금에 대한 청년들 관심을 높이려는 취지에 역행한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구인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년 모두에 국민연금 최초 보험료를 지원해 국민연금 관심과 가입률을 높이려는 목적인데, 신청한 청년만 지원하면 이 목적을 제대로 이루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복지부는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지난달 27일 열린 보건복지소위 회의에서 "제도 홍보를 잘해서 모두가 누락 없이 신청 하게 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8세가 된 국민 모두에 국민연금 보험료를 3개월 지원하는 경우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649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한 달 기준으로는 연평균 216억원 가량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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