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에서 세계로"… 소녀들의 질주, NFL 무대에 새겨지다


18일 출국·19~22일 국제대회…
작은 교실에서 시작된 큰 도전

군위중학교 여학생 11명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U-15 국가대표팀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NFL 플래그 아시아·태평양(APAC) 챔피언십에 참가해 국제무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더팩트 | 군위=정창구 기자] 낯선 유니폼, 낯선 언어, 낯선 경기장.그러나 주저함은 없었다.

대구시 군위군의 한 교실에서 출발한 소녀들이 태평양을 건너 세계 무대 한가운데 섰다. 그리고 그 이름을 또렷하게 남겼다.

군위중학교 여학생 11명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U-15 플래그풋볼 국가대표팀은 지난 18일 군위중·고등학교 교정 앞에서 김진열 군수와 학교 관계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호주로 출국했다.

19일부터 22일까지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NFL 플래그 아시아·태평양(APAC) 챔피언십'에 참가해 국제무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 '낯선 운동'에서 시작된 도전, 세계 무대로 이어지다

플래그풋볼은 아직 국내에서는 낯선 종목이다. 미식축구에서 태클 대신 허리에 달린 '플래그'를 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스포츠는 안전성과 속도감 덕분에 청소년과 여성 선수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군위중학교 소녀들도 처음엔 생소한 운동이었다. 그러나 공을 잡고 달리기 시작한 순간, 이들의 세계는 달라졌다.

팀워크와 전략, 그리고 끊임없는 훈련이 더해지면서 이들은 결국 국가대표라는 이름을 달게 됐다.

◇ 출국 다음 날 곧바로 경기…"흔들림 없었다"

출국 하루 만에 시작된 일정. 시차와 낯선 환경, 국제대회의 긴장감까지 더해진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 하지만 경기 시작과 동시에 분위기는 달라졌다.

군위 선수들은 빠른 발과 끈질긴 수비, 과감한 패스플레이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조직적인 움직임과 유기적인 호흡은 국제 무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플레이는 더욱 과감해졌고, 경기력은 눈에 띄게 안정됐다.현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첫 국제대회 참가팀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 점수보다 빛난 장면… 끝까지 뛰는 이유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렬하게 남은 장면은 따로 있었다.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도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전력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플래그 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몸을 던지고, 공격 기회를 살리기 위해 끝까지 따라붙었다. 그 집요함은 단순한 경기력을 넘어 '태도'로 평가됐다.

코치진은 "아이들의 가장 큰 강점은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이라며 "짧은 일정 속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경기 운영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 세계와 맞붙고, 스스로를 확인하다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이어진 일정 동안 선수들은 아시아·태평양 각국 대표팀과 맞붙으며 체격, 속도, 전술의 차이를 몸으로 체감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은 위축이 아니라 확신이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한 학생은 "처음에는 긴장됐지만 경기를 하면서 점점 자신감이 생겼다"며 "다음에는 더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 "군위에서도 세계로"…가능성을 증명하다

이번 도전은 단순한 국제대회 참가를 넘어선다. 인구가 적은 농촌 지역에서도 충분히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군위군 관계자는 "출국부터 귀국까지 모든 과정이 아이들에게 큰 성장의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지역 청소년들이 더 넓은 세상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작은 출발, 큰 변화…이제 시작이다

지난 3월 18일 군위의 교정에서 시작된 여정. 그 짧은 일정 속에서 소녀들은 세계를 경험했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들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막 시작됐다. 작은 시골 운동장에서 시작된 이 질주는 세계를 향해 힘차게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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