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설상미·선은양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주포'로 알려진 이준수 씨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40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권오수 등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에 대한 2차 주가조작을 한 사실을 알면서도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라며 "2차 주가조작 종료일까지의 범행에 대해서 죄책을 부담한다"고 했다.
이어 "죄질이 좋지 않고, 2차 주가조작 범행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수행했으며 동종 범행 전력도 2회 있다"며 "증거관계에 비춰 보면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2차 주가조작 범행에 직접 가담한 기간이 짧은 점은 참작했다.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 씨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시효는 10년으로, 범행 종료일인 2012년 12월 5일부터 진행됐다"며 "공범들에게 시효 완성 전 공소가 제기돼 재판이 진행되면서 시효가 정지된 상태였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씨에게 실제 귀속된 수익을 특정할 자료가 부족하다며 특검의 추징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은 지난달 2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4000만 원을 구형했다. 1300만여 원을 추징해달라고도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시세조종 범행으로 도이치모터스의 주가는 단기간 비정상적으로 상승했고, 그 과정에서 유인된 다수 투자자가 상당한 손해를 입게 됐다"며 "이 씨는 이미 시세조종으로 두 차례 형사처벌을 받는 등 범행을 반복해 왔고, 특검팀이 은닉처를 수색하자 맨몸으로 창문 밖으로 도주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최후진술에서 "다시는 이 자리에 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또 섰다"며 "어떤 결정이더라도 제 잘못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김 여사 등과 공모해 2012년 9월 11일부터 같은 해 10월 22일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해 1300만여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 씨는 지난해 10월 특검팀의 압수수색을 받던 중 도주했다가 같은 해 11월 체포됐다.
이 씨는 주가조작 1차 시기이던 2009년 12월 23일부터 2010년 10월 20일까지 김 여사의 한 증권사 계좌를 맡아 관리한 인물로 알려졌다. 김 여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소개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김 여사 주가조작 관련 혐의 재판에서 공개된 대화에 따르면 이 씨는 2018년 10월 김 여사에게 "난 진심으로 네가 걱정돼서 할 말 못 할 말 다 하는데 내 이름 다 노출시키면 내가 뭐가 돼. 김 씨(2차 주포)가 내 이름 알고 있어"라며 "도이치는 손 떼기로 했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김 여사는 이에 "내가 더 비밀 지키고 싶은 사람이야, 오히려"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