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지방소멸 해법 될까…봉화 '치유산업 10년 구상' 주목

봉화군청 /김성권 기자

[더팩트ㅣ봉화=김성권 기자] 지방소멸의 파고가 거세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이중고 속에 전국의 지자체들이 생존을 위한 '특화 산업'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북 봉화군이 내놓은 '치유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은 단순한 관광 활성화를 넘어 지역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읽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지난 18일 열린 착수보고회에서 제시된 '봉화형 치유산업' 골자는 명확하다. 봉화가 가진 최고의 자산인 '청정 산림'을 중심축에 놓고, 관광·농업·의료를 결합한 복합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단순히 시설 몇 개를 짓는 토목 공사가 아니라, 봉화라는 공간 전체를 '치유의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이번 계획에서 특히 고무적인 대목은 '공간의 기능적 분화'와 '주민 참여'다. 청량산과 백두대간을 잇는 핵심 치유지역을 설정하고 이를 K-베트남 밸리나 산타마을 같은 기존 관광 자원과 연계해 최종적으로는 일반 농촌 마을까지 산업의 온기가 퍼지게 하겠다는 3대 권역 체계는 전략적으로 영리해 보인다.

하지만 장밋빛 청사진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력'과 '차별화'다. 이미 전국의 수많은 지자체가 산림 치유와 힐링을 내세우며 유사한 사업을 쏟아내고 있다. 봉화만의 색깔이 흐릿해지면 결국 '어디선가 본 듯한' 평범한 휴양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또한, 치유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관(官)이 주도하는 인프라 구축을 넘어 지역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이 반드시 결합되어야 한다. 주민이 배제된 산업은 지속 가능할 수 없다. 농업과 의료가 결합된 치유 서비스에 주민들이 전문 인력으로 참여하고 이를 통해 소득 창출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때 비로소 '치유산업'은 완성된다.

봉화군은 이미 지난 2024년 국제 세미나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고 문수산 산림복지단지 등 기초 체력을 길러왔다. 이제 필요한 것은 흩어진 점들을 하나의 선으로 잇는 정교한 설계다.

10년 뒤 봉화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치유의 성지'로 거듭날지, 아니면 구호만 요란했던 계획으로 남을지는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얼마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도출하느냐에 달려 있다. 봉화의 미래 10년, 그 골든타임이 지금 막 시작됐다.


tk@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