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최근 금융지주사들이 단순한 지역 점포 확대를 넘어 지역별 핵심 거점을 중심으로 한 '권역 허브'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역 발전을 추진하는 정부 정책에 호응하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 권역을 중심으로 계열사 기능을 집적해 수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려는 전략이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전북혁신도시에 은행·증권·손해보험·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가 입주하는 'KB금융타운'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KB금융은 전북혁신도시에 △KB증권과 KB자산운용 전주사무소 △KB국민은행의 비대면 전문 상담 조직인 스타링크 △KB손해보험의 광역스마트센터를 구축한다. KB금융은 약 380명인 전북혁신도시 인력을 530명 규모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도 '신한금융허브 전북혁신도시'를 출범했다. 이번 금융허브 구축은 국민연금공단과의 협력사업을 보다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자산운용 관련 주요 기능을 전북으로 모아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구성됐다.
특히 신한자산운용은 국내 종합자산운용사 최초로 전주에 사무소를 개소해 자본시장 비즈니스 전반이 전북에서 실질적으로 가동할 준비를 마쳤다. 신한금융도 전주 지역에 근무하는 130여명의 인력을 단계적으로 300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지주도 우리자산운용 전주사무소를 신설하고 기업금융 특화 채널인 '전북BIZ프라임센터'를 설립한다. 이를 통해, 전북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올해부터 2030년까지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약 200명 수준인 전주 인력을 300명 이상으로 늘린다는 방침도 세웠다.
하나금융은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본사 이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 도심에 분산된 계열사와 핵심 조직을 청라로 집결시켜 협업 체계를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준공 후 청라 그룹 헤드쿼터에는 주요 계열사 임직원 약 2800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특히 청라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해 있어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금융은 이 같은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청라를 아시아 금융의 글로벌·디지털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NH농협금융은 부산, 울산, 경남 등 동남권에 해양·항공 산업 지원하기 위해 '농협금융 해양·항공산업 종합지원센터' 신설을 추진한다.
센터는 경남 창원시에 4월 중에 설치될 예정이며, 은행, 손해보험, 캐피탈, 벤처캐피털(VC) 등 농협금융지주 계열사 간 협업 체제를 만들어 관련 분야에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은행은 여신 및 외환, 손해보험은 선박 보험과 적하 보험, 증권은 회사채 발행 및 기업공개(IPO) 주선·기업 금융 지원 등을 담당한다.
금융지주사들이 이처럼 지방 권역 거점 확대에 나서는 것은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기조와 맞물려 있다.
최근 정부는 '5극3특'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기 위해 전국을 5대 초광역 성장거점과 3대 특별권역으로 재편하는 국가균형성장 전략을 뜻한다. 권역별 산업과 교통, 인재, 정주 기능을 연계해 지역을 독자적인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지주사들의 거점 전략 역시 정부의 '5극3특' 구상과 맞닿아 있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고 권역별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성장거점을 육성하겠다는 정책 기조에 맞춰, 금융지주들도 전북은 자산운용·자본시장, 동남권은 해양·항공 등 지역 주력산업과 연계한 금융 허브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다만 국민연금 본사가 있는 전북과 조선·방산 분야의 핵심인 동남권을 넘어서서 소외지역까지도 금융지주사들의 권역 확장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방 권역 확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전북지역은 국민연금과 연계해 자산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크고, 동남권 역시 상대적으로 호황인 조선·방산 분야에 지원이 집중되는 구조"라며 "정책·산업성이 분명한 지역 위주로 금융허브 구축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구경북과 강원권 등에서 금융인프라 구축을 시작해야 진정한 지방권 활성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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