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지식재산처가 발표한 상품 형태 모방 범죄 사건과 관련해 "이번 사례가 디자인 창작과 공정 경쟁 환경을 보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17일 밝혔다.
최근 지식재산처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과 대전지방검찰청 특허범죄조사부는 타인의 상품 형태를 모방한 제품을 수입·판매한 혐의로 관련 기업 대표 등 3명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방조 혐의로 기소했다. 디자인권이 등록되지 않은 상품 형태 모방만으로 형사 처벌이 이뤄지고 대표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사 결과 해당 기업인 블루엘리펀트는 별도의 디자인 개발 인력 없이 젠틀몬스터의 인기 제품을 촬영한 뒤 해외 제조업체에 발주하는 방식으로 아이웨어 모방 상품 50종과 파우치 1종을 제작해 지난 2023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약 32만1000여개(소비자 기준 판매가 약 123억원)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기간 모방 제품 44종, 약 41만3000여 점을 해외에서 수입한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아이웨어 모방 상품 50종 가운데 29종은 3D 스캐닝 분석 결과 원제품과의 오차가 1㎜ 이내로 95% 이상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8종은 일치율이 99% 이상으로 이른바 '데드카피'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파우치의 경우 젠틀몬스터가 디자인을 공개한 지 2년이 지난 2023년 5월 동일한 디자인을 대표이사 명의로 출원 및 등록까지 완료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해당 파우치 제품에 대해 올해 3월 특허심판원에 무효 심판을 제기했으며 현재 심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은 모방 행위을 기반으로 블루엘리펀트의 매출은 2022년 약 9억원에서 2023년 57억원, 2024년 300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대전지방법원은 해당 제품 판매 수익이 범죄 수익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성수동과 신용산 등 서울 주요 상권에 위치한 법인 소유 부동산에 대해 약 78억원 규모의 추징보전 명령을 내렸다.
젠틀몬스터 측은 "디자인 산업은 창작자들의 오랜 연구와 실험, 투자를 통해 만들어지는 분야"라며 "이번 사례가 디자인 창작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아이웨어 제품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디자인, 설계, 시제품 제작, 양산 준비 등 전 과정에 약 50명의 인력이 참여하고 평균 13개월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3D 스캐닝 등 기술을 활용해 기존 제품의 형태를 그대로 복제할 경우 완제품 생산까지 한 달도 채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제품 개발에 투입되는 시간과 인력, 비용을 사실상 건너뛰는 방식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젠틀몬스터 관계자는 "지식재산권 보호는 특정 기업 간 분쟁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앞으로도 창작과 혁신이 정당하게 보호받는 시장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도 관련 법적 절차에 성실히 임하며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지난해 12월, 블루엘리펀트가 제품과 매장 콘셉트를 모방했다며 민·형사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후 지난 2월 13일, 대전지방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최진우 블루엘리펀트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으며 최 전 대표는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블루엘리펀트 측은 17일 검찰 기소에 관한 공 입장문을 내고 "안경이 인체공학 구조상 유사한 형태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특수성이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향후 재판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