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청년의 시간은 반짝이는 윤슬'…전현희가 그리는 서울


LH와 SH 소유 부지…"청년 주택 착공할 것"
DDP는 '서울 복합돔 아레나'로 탈바꿈
HPV 무료 접종 확대…'여성 후보'로서 공약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년의 시간을 햇빛이나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윤슬로 표현하며 하루빨리 청년들에게 서울윤슬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10일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서울의 미래를 설명하는 전 의원. /국회=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정채영·서다빈 기자] "빨리 지어야 하는데... 땅이 확보돼 있어서 바로 착공할 수 있거든요. 마음이 급해요."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유일한 여성 후보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더팩트>와 만나 '서울윤슬' 설계도를 펼쳐 보였다. 그는 청년의 시간을 윤슬이라고 묘사했다.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말이다. 청년이라는 윤슬 같은 시기에 좋은 입지, 멋진 공간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길 바라는 절실함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청년들에게 반짝이는 일상을 보여주고 싶다며 조급해했다.

전 의원의 조급함은 근거 있는 자신감에서 나왔다. 그는 "이미 땅이 확보돼 있어 바로 착공할 수 있다"며 "시장이 되면 2년 안에 완공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있어 마음이 더 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당시 권익위의 조정권을 발휘해 삼성역 서울의료원 부지를 정부 부지로 확보해 뒀다. 지금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소유가 된 이곳은 곧바로 청년 공공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는 상태다.

전 의원은 서울윤슬 설계도를 펼쳐 보이며 이미 땅이 확보돼 있어 바로 착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그의 자신감 뒤에는 현 시정에 대한 날카로운 진단과 당내 경쟁자와의 확실한 선 긋기가 자리 잡고 있다. 그의 상대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은 탄탄한 지지율로 위협하고 있지만, 전 의원은 자신만의 국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오 시장이 정부와 소통하지 않고 사사건건 대립하며 서울 시민들을 위해 시장이 해야 할 바를 하지 않아 서울이 멈춰 서 있다"며 "정부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시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경쟁자인 정 전 구청장과도 차별점을 분명히 했다. 일종의 '행정의 체급'이 다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전 의원은 "구청은 주어진 예산 1조 원 안팎을 가지고 큰 견제 없이 하고 싶은 구정을 할 수 있지만, 시정은 정부와의 협의와 입법적 뒷받침이 필수적인 '작은 국가'를 운영하는 일"이라며 "중앙부처를 경험해 봤다는 점에서 확실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구청장이 성동구에서 보여준 성과가 '구정'의 영역이라면, 자신은 서울시라는 거대 조직을 이끌 리더십을 갖췄다는 취지다.

전 의원은 멈춰버린 서울의 엔진을 다시 돌릴 미래 먹거리로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하겠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제 전 의원의 시선은 멈춰버린 서울의 엔진을 다시 돌릴 '미래 먹거리'로 향한다. 그는 서울의 멈춘 공간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하겠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그 대안은 5만 석 규모의 '서울 복합돔 아레나'다. 전 의원은 "BTS 같은 세계적 스타의 K-POP 콘서트를 연 10회만 개최해도 연간 최대 12조 원의 경제효과가 창출된다"며 "대규모 E-스포츠 경기나 프로야구 홈구장 활용까지 더해지면 동대문 일대 상권은 그야말로 천지개벽 수준의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통신비 절감을 목표로 하는 '서울형 제4이동통신사 설립'이라는 독특한 공약도 내놨다. 이는 단순히 통신비 절감이라는 개념을 넘어 도시 안전과도 직결된다. 그 바탕에는 안정성을 갖춘 5G SA(단독모드) 통신망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깔려 있다. 전 의원은 "무인 자율주행차나 로봇, 드론의 기반인 '피지컬 AI'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통신 끊김이나 지연이 없어야 한다"며 "통신 속도가 느려 대응이 늦어지면 곧바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일한 여성 후보라는 점에서 주목받기도 한다. 특히 의료계 종사자 출신 여성이라는 그의 이력은 정책의 디테일로 드러난다. 치과의사 출신인 그는 이번 서울시장 출마 공약으로 'HPV 백신 무료 접종' 확대를 약속했다. 전 의원은 "백신으로 90% 이상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암이다. 무조건 맞아야 한다"며 "너무 비싸다. 우선 남녀 12세부터 26세까지, 나아가 30세까지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 현장에서 체감한 문제의식이 정책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는 그가 가진 또 다른 강력한 무기다.

전 의원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보람이다. 내가 도움이 되고, 그로 인해 사회 전체가 좋아지는 게 내 행복의 원천이라며 서울시장 후보로서 서울시민의 삶을 바꾸는 보람을 느끼고 싶다고 했다. /이새롬 기자

전 의원은 사실 쉬운 길을 놔두고 쉽지 않은 길을 택한 걸로 유명하다. 치과의사에 변호사라는 전문직의 안락함 대신 정치라는 험로에 들어와 3선을 이뤄냈다. 특히 민주당의 불모지로 꼽히는 강남에서 당선되는 기적을 쓰기도 했다. 화려한 이력 때문에 늘 따라붙는 엘리트주의라는 시선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전 의원은 "학벌만 보면 엘리트지, 나는 엘리트주의랑은 거리가 먼 것 같다"며 "강남에서 주민들에게 무릎 꿇고 절박하게 한 분 한 분 진심으로 호소한 게 당선을 만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시절 택시 기사들의 파업 현장을 회상하며 "혈혈단신으로 찾아가 욕설과 물병이 날아오는 농성장에 수백 차례 발걸음을 했다"고 말했다. 학벌은 엘리트일지 모르나, 삶의 현장에서는 누구보다 낮은 곳에서 대화하고 갈등을 조정해 온 '현장형 소통'을 몸소 증명해 온 셈이다.

주변에서도 왜 쉽지 않은 국회의원의 길을 가려고 하느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아왔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보람'을 되새긴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보람이다. 내가 도움이 되고, 그로 인해 사회 전체가 좋아지는 게 내 행복의 원천"이라고 전 의원은 말했다. 그는 서울시민의 삶을 바꾸는 보람을 느끼기 위해 다시 한번 현장에 갈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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