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엔화 반값' 환율 사고…7분 거래 취소·회수에 고객 불만↑신뢰↓


10일 오후 7시 29~36분 엔화 환율 '절반 수준' 오표기…금감원 현장점검 착수
토스뱅크 "정정(취소)·엔화 회수"

토스뱅크에서 엔화(JPY) 환율이 실제의 절반 수준으로 표시되는 오류가 발생해 약 7분간 체결된 환전 거래가 취소·회수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일부 이용자들은 환율 알림은 떴는데 정정·사과 알림과 보상 안내는 부족했다는 입장이다. /토스뱅크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토스뱅크에서 엔화(JPY) 환율이 실제의 절반 수준으로 표시되는 오류가 발생해 약 7분간 체결된 환전 거래가 취소·회수 절차에 들어갔다. 토스뱅크는 전자금융거래법과 약관에 따라 정정(취소)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환율 알림은 떴는데 정정·사과 알림과 보상 안내는 부족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금감원이 현장점검에 착수한 가운데 통지 방식과 정정 기준이 소비자 신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 10일 내부 점검 과정에서 오후 7시 29분부터 7시 36분까지 엔화 환율이 실제 시장 환율 대비 약 2분의 1 수준으로 잘못 표기되는 착오가 발생했다고 공지했다. 토스뱅크는 "해당 시간 동안 체결된 엔화 환전 거래는 전자금융거래법과 전자금융거래기본약관 등에 따라 정정 및 취소 처리될 예정"이라며, 잘못 표기된 환율로 진행된 거래는 취소되고 고객이 보유한 엔화는 회수되며 매수에 사용된 원화는 환불 처리된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회수 대상 엔화가 이미 카드 결제·송금·출금 등으로 사용된 경우, 외화통장 또는 원화통장 잔액에서 출금하는 방식으로 정산하겠다는 방침도 안내했다. 원화 계좌에서 출금할 경우 100엔당 929.06원 환율을 적용한다고 명시했다.

당국도 현장 점검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은 토스뱅크 환전 오류의 발생 원인과 거래 규모 등을 확인하기 위해 11일 현장점검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오류로 인한 손실 규모를 100억원대로 추산하는 관측이 나오고, 체결 건수는 4만~5만건, 거래 규모는 200억원대로 거론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거래 규모가 280억원대까지 언급되는 등 추정치가 엇갈리는 만큼, 당국 점검 결과에서 정확한 규모가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 '취소·회수' 근거는 전자금융거래법·약관…쟁점은 "정정 범위 어디까지"

이번 사태에서 논란의 중심은 토스뱅크가 거래 취소·회수의 근거로 내세운 법령과 약관이다. 전자금융거래법 제8조(오류의 정정 등) 제3항은 금융회사(전자금융업자)가 거래 오류를 인지했을 때 즉시 조사·처리하고, 오류를 안 날부터 2주 이내에 오류의 원인과 처리 결과를 이용자에게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토스뱅크 전자금융거래기본약관 제7조(오류의 정정)에도 고객의 정정 요구, 회사의 오류 정정 절차 및 2주 이내 문서·전화·전자우편 통지 의무가 담겨 있다.

다만 해당 조문과 약관 문구만 놓고 보면, "정상적으로 체결된 거래에서 회사가 고객 자산(외화)을 임의로 회수할 수 있다"는 표현이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토스 측은 과거 하나은행의 '베트남 동(VND) 환율 오고시' 당시 전량 취소 사례를 들며 이번 건도 동일한 근거로 거래 취소를 진행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고객 실수에는 엄격하면서 회사 실수에는 정상 거래를 되돌리는 건 불공정하다"는 반발도 일부 나오고 있어, 향후 분쟁 과정에서 '오류 정정'의 범위와 통지 방식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토스뱅크 앱 안내 화면: 환율 알림·원하는 환율 자동 환전·외화 모으기 기능 소개(위), 토스뱅크 외화예금 거래내역확인서(엔화 환전·원화 재환전 내역 표시)(아래) /제보자 제공

◆ "알림 띡 울리고 회수"…고객은 '통지·보상'에 불만

이번 건은 토스뱅크가 제공하는 '자동 환전' 기능과 맞물려 체감 충격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보자가 제공한 토스뱅크 앱 안내 화면에는 '환율 알림 받기', '원하는 환율에 환전하기(24시간 자동 환전)', '외화 모으기' 등 기능이 소개돼 있다. 실제로 일부 이용자들은 환율 급락 알림을 받고 접속해 환전하거나, 일정 환율 이하로 내려가면 자동 매수되도록 설정해 둔 주문이 체결됐다.

오류 직후 앱에서 '최근 3개월 최저 환율' 등으로 인식될 수 있는 알림이 노출된 정황이 거론되면서, 이용자들 사이에선 "오류 유입에는 알림이 작동했는데 정정·사과 안내는 체감이 약했다"는 반응이 확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환전 거래를 취소하면서 전화 안내 없이 공지만으로 처리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었다.

특히 제보자는 "환전됐을 때 당황스럽고 이게 가능한가 의문이 들었다"며 "(토스가) '환전수수료 무료', '언제든지 환전 가능' 등을 강조해온 만큼 더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오류임을 인지하고도 공식 입장을 기다렸는데, 알람이 울리고 회수해가는 방식이 맞는지 의문"이라며 "문자·카톡·전화 등 복수 채널로 안내하거나 보상·자구책을 같이 내놔야 하는데 그런 내용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제보자는 "토스앱에서 사과 알림(푸시)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제보자가 제공한 '토스뱅크 외화예금 거래내역확인서'에는 10일 저녁 엔화 환전이 이뤄진 뒤 원화로 다시 환전된 내역이 표시돼 있다. 해당 내역에는 환전·재환전 시각이 분 단위로 연속 기록돼, 오류 구간에서 실제 체결이 발생했고 이후 정정(취소) 과정에서 거래가 되돌려진 흐름을 보여준다.

◆ 과거 사례와 비교…하나은행은 '취소', 토스증권은 '환수 안 해'

환율 오표기 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5년 하나은행의 베트남 동(VND) 환율 오고시 당시에는 전자금융거래법을 적용해 해당 충전·환전 거래를 취소·환수하는 조치가 이뤄졌다. 반면 2022년 토스증권 환전 서비스의 환율 오류 사고에서는 별도의 환수 조치를 하지 않았다.

다만 두 사례는 오류 발생 구조와 사후 대응이 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나은행 사례는 은행권 환전·충전 과정에서 환율 고시 오류가 발생해 거래 취소로 정리된 반면, 토스증권 사례는 제휴사 환율 정보 오류 등으로 일정 시간 잘못된 환율이 적용됐고, 당시 토스증권이 '환수 없이 정리'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즉 사업자(은행·증권)별 규제·약관 구조와 제휴 구조, 사고 규모와 사후조치 판단이 달라 이번 토스뱅크 사례와 단순 비교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오류 환율로 인한 거래를 어디까지 '정정'할 수 있는지, 고객 통지·보상 원칙을 어떻게 세울지가 쟁점으로 떠오른다. 토스뱅크는 "시스템 점검 절차를 강화하고 환율 고시 프로세스 전반을 개선해 재발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논란은 '정정 가능 여부'에서 '소비자보호 기준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것인가'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객의 신뢰라는 관점에서 볼 때 소비자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업무 처리 과정이라고 하더라도 고객의 돈이 왔다 갔다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의를 받고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회수에 대한 동의)그 점에 대해선 사과를 하고 향후에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는 게 알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산 오류 자체보다도 오류 인지 이후 통지 방식과 정정 기준이 소비자 신뢰를 좌우한다"며 "'즉시·다중 채널 안내'와 정산 기준의 설명 가능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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