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이 이달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개편에 나선다.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와 로보틱스 분야 선도라는 그룹 전략에 발맞추는 행보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 전환이라는 격변 속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도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오는 17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리는 정기주총에 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의 건을 안건으로 올렸다.
현대모비스는 우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규석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수석부회장 시절인 2019년부터 이름을 올린 상태다.
주목할 점은 성낙섭 전 현대차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되는 점이다. 성 전 실장은 현대차 준중형총괄PM과 연구개발경영기획실장,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 현대모비스 구매담당을 거쳐 현재 현대모비스 FTCI(미래선행기술) 담당으로 일하고 있다.
그룹 '브레인'을 맡은 성 전 실장이 현대모비스 이사회에 진입한 배경은 최근 그룹 '로보틱스 전략'과도 맞닿아 보인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를 현대모비스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최대 5종을 추가 수주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잭 재코우스키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개발 총괄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현장에서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현대모비스는 기술적 측면뿐 아니라 사업적으로도, 대량 공급 역사를 봐도 내구도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며 품질도 좋다"라고 평가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보유한 현대글로비스는 오는 26일 서울 성동구 D타워에서 정기주총을 연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매출 29조5664억원, 영업이익 2조730억원 등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비계열 고객 확대 전략 등으로 사업 안정화를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기주총에서 사업 안정화를 이룬 이규복 대표이사 사장과 유병각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아틀라스 상용화 시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외부 출신 류석문 전무가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지난 1월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담당이 만들어진 현대오토에버는 그룹 'SDV 전략'과 연결성이 있다. 쏘카 CTO(최고기술책임자)를 지낸 류 대표는 지난 2024년 현대오토에버에 합류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오는 26일 서울 강남구 동일타워 InnoX Studio에서 정기주총을 열고 김두훈 ICT비즈니스사업부장과 김정원 재경사업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외부 출신 대표와 내부 출신 사내이사가 이사회에 함께 있는 구도다.
김두훈 부장은 현대오토에버에서 SI사업실장과 대외디지털사업실장 등으로 일하고 지난 2020년부터 ICT비즈니스사업부장으로 일했다. 김정원 부장은 지난해 12월까지 현대차 재경사업부장으로 일하다가 지난 1월 자리를 옮겨 현대오토에버 재경사업부를 이끌게 됐다.
지난해 8월 현대차 연구개발지원사업부장 출신 권오성 대표이사가 취임한 현대위아도 오는 26일 경남 창원 본사에서 정기주총을 연다. 현대위아는 품질사업부장과 멕시코법인장 등을 역임한 김창용 모빌리티사업부장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다. 안정성에 방점이 찍힌 셈이다.
그룹 '자율주행 전략' 핵심 회사인 포티투닷은 박민우 현대차 AVP(첨단차플랫폼)본부장 사장이 지난달 23일부터 이끌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달 26일과 지난 5일 각 포티투닷과 AVP본부 구성원과 소통 행사를 진행하고 향후 경영 전략을 공유했다.
박 사장은 현대차그룹이 가진 하드웨어 제조 경쟁력과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결합하는 조직 비전을 공유했다. 그는 "진정한 모빌리티 혁신은 확장 가능한 하드웨어와 우수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완전히 유기적으로 융합될 때 이룰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루이지애나에 제철소를 설립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사업적으로 그룹 '북미 시장 전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현대제철은 내실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오는 26일 인천 중구 하버파크호텔에서 정기주총을 연다.
현대제철은 고흥석 SHE본부장과 김성민 영업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이보룡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 대표는 철강업계 탈탄소 전환 흐름과 미국 프로젝트 등 중책을 맡은 상태다.
현대제철 SHE본부는 전 사업장에 안전보건부서를 둔 조직으로, 안전보건 방침과 목표를 설정하고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한다. SHE본부장은 최고안전책임자(CSO)도 맡는다. 철강업계에서 산업재해 발생이 잦은 점을 고려해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투자 중인 당진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소 LNG를 직접 수입하고자 정기주총에서 사업목적에 천연가스수출입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LNG발전소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방산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현대로템은 오는 27일 경남 창원공장 복지관에서 정기주총을 연다. 현대로템은 이용배 대표이사 사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함께 조형준 디펜스솔루션사업본부장과 정재호 재경본부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하며 '안정성'을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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