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연임을 앞둔 신호철 대표가 전산 안정성 문제로 시험대에 올랐다. 카카오페이증권 애플리케이션이 최근 한 달 사이 네 차례나 전산장애를 겪으면서다. 개장 직후 반복된 서비스 지연은 투자자 신뢰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적지 않다.
4일 카카오페이증권 공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20분부터 2시 4분까지 약 40분간 '미국주식 모으기' 주문이 일부 미체결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현지 중개사 시스템 장애로 주문 일부가 미체결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해당 문제는 해소되어 정상적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증권 앱에서는 바로 전날인 3일에도 국내 정규장 시작 직후 앱 일부 서비스가 지연됐다. 회사는 오전 9시 11분께 정상화 안내를 공지했으나 장 초반 변동성이 확대된 구간과 겹치며 투자자 불편이 제기됐다.
카카오페이증권에서는 앞서 2월 27일에도 정규장 시작 이후 시세·관심·커뮤니티 등 일부 기능에서 지연이 발생했고, 오전 9시 29분 무렵 정상화 안내가 이뤄졌다. 2월 19일에는 정규장 시작 후 앱 접속 지연이 발생해 오전 9시 18분께 정상화 안내가 올라왔다. 최근 2주 새 개장 직후 지연만 세 차례가 이어진 셈이다.
카카오페이증권 측은 이전 세 차례의 전산장애는 트래픽 문제였을 뿐주식 매수·매도 주문은 정상적으로 접수됐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개장 시간대에 트래픽이 집중되며 좀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전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시면 될 듯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자 체감은 다르다. 시세·관심종목·커뮤니티 등 부가 기능이 막히면 가격 확인과 주문 판단이 지연될 수 있다. 특히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 개장 직후 장애가 반복될 경우 주문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안내만으로는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페이증권이 홈페이지에 안내한 주문 장애 시 대처방법 및 보상기준도 투자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안내문에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장애 발생 시 화면 캡처 등 증빙을 확보한 뒤 고객센터·ARS를 통한 비상주문을 시도해야 하며, 비상주문을 하지 않을 경우 보상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금번 전산장애 논란이 더 민감한 이유는 시기가 대표의 연임 국면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신호철 대표는 2024년 3월 취임 이후 적자 구조를 끊고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2025년 영업수익 2420억원, 영업이익 427억원, 당기순이익 410억원을 기록하며 2020년 출범 이후 첫 연간 흑자를 냈다. 전년도 영업이익이 252억원 적자였던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반전 폭이 컸다. 해외주식 중심 리테일 비즈니스 확대와 함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영업수익 증가가 실적 개선 배경으로 거론된다.
다만 외형이 커질수록 전산 안정성은 기술 경쟁력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사로서 갖춰야 할 기본 요건으로 여겨진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예탁자산은 올해 1월 10조원을 돌파했다. 거래와 고객이 증가할수록 개장 시점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는 용량 설계와 장애 대응 프로세스, 외부 벤더·중개사 리스크 관리 체계가 함께 고도화돼야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전산장애 논란은 그룹 차원의 부담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모회사인 카카오페이는 지난 2월 20일 이사회에서 신원근 대표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고, 오는 3월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신 대표 사내이사 선임(임기 2년) 안건이 다뤄진다.
일각에서는 신원근 대표가 기술 고도화와 책임경영을 강조해온 상황에서 자회사 전산 리스크가 반복될 경우 평가의 무게가 모회사 경영진으로도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도 불거진다. 카카오페이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9584억원, 영업이익 504억원, 순이익 557억원으로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으며, 자회사 실적 개선 역시 흑자 전환 배경으로 거론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MTS 기반 증권사는 개장 직후가 가장 중요한 피크 타임인데, 이 구간의 반복 지연은 단순 장애 공지로 끝내기 어렵다"며 "연임을 앞둔 상황에서는 실적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과 시스템 투자 계획이 제시돼야 시장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