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본사 사옥 매각주관사에 삼정KPMG…한앤코 엑시트 본격화하나


삼정KPMG 티저 배포…사옥 매각 사전 마케팅 돌입
매출 5년째 정체…1조 클럽 복귀 실패
주가 1년 새 30%↓…PEF 인수 효과 실종

남양유업이 본사 사옥 매각 주간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시장 수요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대주주 한앤컴퍼니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이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남양유업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남양유업이 본사 사옥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시장 수요 파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최대주주 한앤컴퍼니의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 전략이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스피가 6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남양유업 주가는 최근 1년 새 30% 넘게 하락하며 시장과 뚜렷이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핵심 자산인 본사 사옥을 유동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단순 재무 개선을 넘어 본격적인 출구 전략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정KPMG는 최근 남양유업 본사 사옥 매각과 관련한 티저(Teaser) 자료를 잠재 투자자들에게 배포하고 초기 매각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공개 입찰이나 본격적인 매각 공고 단계는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사옥 매각을 전제로 한 사전 마케팅이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 선정 및 사옥 매각 추진 여부와 관련해 "잘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각 대상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도산공원사거리에 위치한 도산240빌딩이다. 지하 4층~지상 15층, 연면적 1만6235.4㎡(약 4911평) 규모의 신축급 오피스로, 강남 핵심 상권에 자리한 상징적 자산이다. 시장에서는 해당 사옥의 매각가를 3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 2024년 남양유업을 인수한 이후 인적 쇄신과 비용 구조 개선 등 경영 정상화 작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남양유업은 지난해 매출 9141억원,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하며 2020년 이후 이어져온 연간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도 71억원으로 개선됐다. 회사 측은 수익성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 재구성과 원가·비용 효율화 노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업계는 이번 흑자를 전형적인 '사모펀드식 비용 절감'의 결과로 보고 있다. 판관비·광고비 축소와 저수익 제품 정리 등을 통해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본업인 분유·우유 등 핵심 사업 비중이 축소되면서 외형 성장 동력은 약화됐다는 지적이다. 신규 히트 상품이 수년째 부재한 점도 성장 정체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매출은 수년째 뚜렷한 반등 없이 감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9489억원으로 처음 1조원 아래로 내려간 이후, 유제품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된 2022년(1조30억원)을 제외하면 △2021년 9561억원 △2023년 9968억원 △2024년 9528억원 △2025년 9141억원 등으로 전반적인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외형 축소가 반복되면서 매출 기반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다시 감소하며 성장 정체가 재확인됐다. 수출 부진이 겹치면서 해외 매출 비중도 줄어든 상태로, 매출 구조는 점차 내수 의존도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외형 성장이 동반되지 못하고 있다"며 "매출 기반이 약화되면 중장기 경쟁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가 역시 기대에 못 미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46분 기준 남양유업은 전 거래일보다 1.75%(900원) 하락한 5만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고점이었던 지난해 5월 9일(8만3800원) 대비 약 40%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PEF 인수 효과는커녕 기업가치만 후퇴했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본사 사옥 매각은 단순한 부동산 처분을 넘어 자산을 현금화해 재무구조를 다지고, 향후 지분 매각 등 출구 전략을 준비하는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4분기 자산재평가를 통해 보유 토지 장부가치를 3500억원 이상 끌어올리며 자기자본을 확대했다. 부동산 가치 재확인 이후 유동화에 나서는 전형적인 PEF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흑자 전환으로 '턴어라운드 스토리'의 외형은 갖췄지만, 매출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밸류에이션을 높이기 쉽지 않다"며 "핵심 부동산을 먼저 유동화해 현금을 확보하고 재무 구조를 정리한 뒤, 중장기적으로는 지분 매각이나 전략적 투자자(SI) 유치까지 염두에 둔 단계적 엑시트 시나리오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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