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은 데이터와 리스크를 축으로 움직이는 대표적 데이터 산업이다. 고금리·저성장 기조가 구조화되면서 금융회사들은 비용 효율화, 정교한 리스크 관리, 초개인화된 고객 서비스라는 복합 과제를 동시에 떠안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이 난제를 풀 핵심 수단으로 부상했다. 금융당국이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업무 자동화 기술의 활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히면서 금융권의 AI 전환은 파일럿을 넘어 현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국면이다. <더팩트>는 5대 금융지주의 AI 전략과 투자 방향을 비교·분석하고 금융 AI 전환이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들여다본다. 아울러 내부통제와 인력 재배치 등 구조적 과제가 무엇인지도 함께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인공지능(AI)을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수단으로 규정하고 전사적 인공지능 전환(AX)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업·여신·리스크·고객지원 등 가치 창출 영역 전반의 업무 프로세스를 AI 기반으로 재설계하는 한편, 조직 개편과 인력 확충을 통해 실행 체계를 정비하며 ‘업무 고도화’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AI를 단순 기술 도입이나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닌 전략적 성장 동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영업·여신·리스크 관리·고객 지원 등 주요 프로세스를 AI 기반으로 재설계해 업무 생산성과 리스크 대응 역량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단순 자동화를 넘어 핵심 사업 흐름 전반을 AI 중심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점을 강조한다.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책임성과 통제 체계를 명확히 했다. AI 서비스는 오픈 전 AI 위험관리 전담조직의 검증과 위험등급 분류를 거친다. 특히 고위험 서비스의 경우 AX혁신그룹장 주관의 AI윤리위원회 승인을 필수로 하도록 해 도입·운영의 최종 책임 구조를 분명히 했다. 모델 오류, 편향, 설명가능성 문제 등에 대해서도 사업부서 1차 점검 이후 위험관리 전담조직이 중복 검증하는 절차를 운영하며 통제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룹 차원의 통합 관리와 계열사 자율 운영을 병행하는 구조도 특징이다. 공통 원칙과 통제 기준은 중앙에서 관리하되, 구체적 활용과 과제 추진은 계열사 특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설계했다. 통합 관리의 안정성과 분산 운영의 민첩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술 활용 측면에서는 내부 모델 중심 운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외부 생성형 AI는 금융당국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활용하며, 보안과 리스크 관리 요건에 대한 사전 심사를 충족한 경우에만 도입하고 있다. AI 확산 속도를 무리하게 높이기보다 통제 기반을 전제로 점진적 확장을 택한 셈이다.
조직 체계 정비와 인력 역량 강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AX혁신그룹을 중심으로 전담 체계를 운영하는 한편, 과제 특성에 따라 IT·AI 조직과 현업이 유연하게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전 직원 대상 AI 기본교육과 핵심 인력 심화 교육을 병행하며 현업 주도의 활용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은 AX 전략을 그룹의 중장기 성장 방향과도 연계하고 있다. 단순 내부 효율화에 그치지 않고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과 맞물려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80조원 규모의 생산적·상생금융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가운데, AI·반도체 등 첨단 전략 산업 지원 확대와 전사적 AX 가속을 병행하며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책임성 중심의 거버넌스를 전제로 AX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안정적 확장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프로세스 재설계가 실제 수익성 개선과 리스크 관리 고도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데이터 품질 확보와 현업 숙련도 축적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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