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AI 대전환③] 하나, 손님보호 최우선…고객경험·리스크 중심 고도화


AI윤리원칙·내부통제기준으로 오류·편향 상시 점검
외부 생성형AI는 분리·통제 원칙

하나금융은 AI를 그룹 핵심 성장 동력으로 키우되, 모든 활용의 최우선 기준을 손님보호와 신뢰 확보에 두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금융산업은 데이터와 리스크를 축으로 움직이는 대표적 데이터 산업이다. 고금리·저성장 기조가 구조화되면서 금융회사들은 비용 효율화, 정교한 리스크 관리, 초개인화된 고객 서비스라는 복합 과제를 동시에 떠안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이 난제를 풀 핵심 수단으로 부상했다. 금융당국이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업무 자동화 기술의 활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히면서 금융권의 AI 전환은 파일럿을 넘어 현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국면이다. <더팩트>는 5대 금융지주의 AI 전략과 투자 방향을 비교·분석하고 금융 AI 전환이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들여다본다. 아울러 내부통제와 인력 재배치 등 구조적 과제가 무엇인지도 함께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하나금융그룹은 AI를 그룹 핵심 성장 동력으로 키우되, 모든 활용의 최우선 기준을 '손님보호'와 '신뢰 확보'에 두고 있다. 외부 생성형 AI는 생산성 영역에 활용하되 핵심 영역은 내부 모델 중심으로 운영하고, 외부 모델과 내부 시스템의 직접 연결은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등 보안·책임성 장치를 강화했다.

하나금융이 내세우는 AI 전략의 출발점은 '고객 이해'와 '업무 효율'이다. 하나금융은 AI를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손님을 더 깊이 이해하고 임직원이 효율적으로 일하도록 돕는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그 전제는 손님정보 보호와 신뢰 확보라는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리스크·책임성 관리 체계도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AI 서비스 기획부터 개발·검증·배포까지 전 과정에서 오류와 편향 등 위험요소를 사전에 점검하도록 설계했고, 이를 위해 'AI윤리원칙'과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 적용 전후 정기 검증·점검 절차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문제 발생 시에는 즉각 모니터링과 신속 조치가 가능하도록 운영 체계를 고도화하겠다는 방침도 덧붙였다.

그룹 거버넌스는 '혼합형'을 택했다. 하나금융은 AI 기본법과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등 준수 지침을 반영해 그룹 차원의 표준체계를 수립해 관계사에 순차 확산했지만, 은행·증권·카드 등 업권이 달라 전사 통합형으로 일괄 관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자회사별 환경을 반영할 수 있도록 자율도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외부 생성형 AI와 내부 모델의 활용 원칙도 구체화했다. 범용 정보 탐색이나 생산성 향상 영역에서는 외부 생성형 AI의 장점을 활용하되, 핵심 영역은 내부 AI 모델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구분이다. 특히 외부 생성형 AI를 쓸 때는 데이터 보호와 보안 리스크를 엄격하게 관리하며, 외부 AI 모델과 내부 정보처리 시스템의 직접 연결은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도 독립된 보안 영역에서 컴퓨팅 자원을 분리·통제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하나금융은 AI의 '의사결정 관여 수준'에 대해서는 아직 참고·분석 단계라고 했다. 현재 하나금융에서 AI는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참고/분석 단계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경영 판단이나 리스크 관리의 최종 의사결정은 반드시 사람이 수행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에도 관련 기준과 가이드라인이 구체화되는 대로 충분한 검증과 통제가 확보된 영역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재 육성과 현업 확산은 '협업형'으로 설계했다. 하나금융은 과제 발굴부터 사업성 검증, 개발, PoC, 전면 적용까지 전 과정에서 AI 전문 인력과 현업의 지속적 소통과 협업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DxP(Data Expert Program)과 그룹 DT 통합 프로그램인 'DT University' 등 내부 교육과정을 통해 금융 지식과 AI 기술을 겸비한 '융합형 인재' 육성을 목표로 디지털·데이터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사진)은 지난달 30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가 금융 산업에 불러올 혁신에 대해서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AI 연구개발 전담 조직인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영업 현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AI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그룹

차별화 포인트로는 그룹 내 AI 연구개발 전담 조직인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을 제시했다. 하나금융은 석·박사급 AI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융기원이 데이터사이언스, AI Quant, 자연어처리(NLP), OCR·컴퓨터비전 등 영역을 연구·개발 중이다. 'AI 대출상품', '아이웰스 서비스', '정책자금 맞춤 조회’, 'HAI 상담지원봇' 등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달 30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가 금융 산업에 불러올 혁신에 대해서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AI 연구개발 전담 조직인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영업 현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AI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제도 개선 과제로는 망분리와 외부 솔루션 연계 등 '현장 속도'를 꼽았다. 하나금융은 SaaS 망분리 규제 완화가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망분리·데이터 활용·외부 솔루션 연계 제약이 AI 도입·확산 속도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내부망·외부망이 엄격히 분리된 환경에서 업무 활용을 위한 추가 장비·절차 등 비효율이 발생한다"며 "망분리 규제의 단계적·유연한 적용과 보안 요건을 충족한 환경에서 외부 AI SaaS 활용 범위 명확화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