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2008년생 스노보더' 최가온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스노보드에 새 역사를 썼다.
최가온은 13일 오전(한국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받아 88.00점의 세계 1인자 클로이 김(미국)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최가온의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탄생한 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이다. 2008년생인 최가온은 클로이 김이 2018년 평창 대회 때 세운 이 종목 최연소 금메달 기록(17세 10개월)을 17세 3개월로 경신했다.
스노보드 세부 종목인 하프파이프는 스노보드를 타고 기울어진 반원통형 슬로프에서 회정과 점프 등 공중 연기를 펼치는 종목으로 심판들의 채점에 따라 점수가 매겨진다. 예선에선 2차, 결선에서는 3차 시기까지 진행되며 가장 높은 점수가 최종 순위가 된다.
이번 메달은 '부상 극복'의 결실이기에 더욱 값지다.
최가온은 지난 2023년 1월 세계적인 익스트림 스포츠 이벤트 X게임에서 최연소 기록(14세 3개월)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스노보드' 신동으로 떠올랐다. 같은 해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는 '스위치 백나인'을 성공시키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2024년 초 스위스 락스 월드컵 도중 척추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다. 결국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출전이 무산되며 약 1년 동안 재활에 전념했다.
이후 공교롭게도 부상을 당한 락스를 복귀 무대로 삼은 최가온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난해 1월, 동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직전 열린 락스 월드컵에서도 92.50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다.
최가온의 부상투혼은 올림픽에서도 계속됐다.
이번 올림픽 결선 분위기는 초반부터 순탄치 않았다. 예선을 6위(82.25점)로 통과한 최가온은 1차 시기에서 스위치 스탠스로 공중 3바퀴를 도는 '캡텐' 도중 크게 넘어졌다. 착지 이후 슬로프 턱에 보드가 걸렸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해 의료진이 코스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다시 일어섰지만 2차 시기에도 '스위치 백나인'을 시도하던 중 넘어지며 완주에 실패했다. 이 가운데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클로이 김은 1차 시기 88.00점으로 선두에 오르며 분위기를 장악했다. 마지막 3차 시기를 앞둔 최가온의 순위는 12명 중 11위였다.
그러나 최가온은 흔들리지 않았다. 눈발이 이어지는 날씨와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해 '캡 더블 콕 720'과 '백 사이드 900' 위주의 연기를 펼쳤다. 그리고 회전을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경기가 끝난 뒤 그는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고 90.25점의 고득점을 받아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클로이 김이 마지막 시기에서 넘어지며 재역전에 실패, 최가온의 극적인 금메달이 확정됐다. 동메달은 85.00점을 받은 오노 미쓰키(일본)가 차지했다.
한국은 전날까지 밀라노 올림픽에서도 김상겸이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 유승은이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마침내 최가온이 한국 스키와 스노보드를 아우르는 설상 종목에서 첫 올림픽 금메달의 순간을 그렸다.
최가온은 시상식에서 왼손 보호대를 착용한 채 시상대에 올랐다. 그는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두 번의 추락, 그리고 한번의 비상. 17세 소녀는 그렇게 새 역사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