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지난 1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BYD가 현대자동차 전기차 판매량을 앞지르며 경쟁 강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단일 인기 차종에 판매를 집중하는 이른바 '똘똘한 한 대' 전략이 효과를 거두면서 수입 전기차의 존재감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월 1966대를 판매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수입차 판매 3위를 기록했다. BYD도 1347대를 판매하며 렉서스에 이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브랜드가 동시에 수입차 판매 '톱5'에 포함된 것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국산차와 비교해도 판매 성과는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1275대, 기아는 3628대로 집계됐다. 전체 전기차 판매 순위는 기아, 테슬라, BYD, 현대차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전년 동월 대비 258.1%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판매 규모에서는 테슬라와 BYD에 뒤처졌다.
두 브랜드 판매 확대는 특정 인기 모델 중심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모델 Y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모델 Y는 지난 1월 1134대가 판매되며 테슬라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수입차 전체 모델 기준으로도 판매 3위에 오르며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
BYD 역시 주력 차종 중심 전략을 통해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씨라이언7과 준중형 SUV 아토3가 각각 600대 이상 판매되며 고른 수요를 확보했다. 두 모델 모두 국산 경쟁 차종인 기아 EV5와 EV3와 비교해 판매 격차가 크지 않아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경쟁력 역시 수입 전기차 판매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테슬라는 모델3 가격을 낮추면서 보조금 적용 시 실구매가를 3000만원대 후반 수준으로 맞췄다. BYD 역시 국내 진입 초기부터 경쟁력 있는 가격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씰 후륜구동(RWD) 모델도 3990만원부터 가격을 책정했다.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3000만원대 초중반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도 판매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테슬라와 BYD는 모두 전기차 전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며 내연기관 중심 전통 브랜드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BYD 차량과 테슬라 모델 Y, 모델3가 모두 중국에서 생산되지만 가격 대비 성능 경쟁력을 앞세워 소비자 거부감을 상당 부분 낮췄다는 분석이다.
BYD는 올해 라인업 확대를 통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BYD코리아는 전날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을 출시하며 제품군 확장에 나섰다. 회사는 순수 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해 추가 신차 투입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PHEV 모델인 DM-i 도입을 통해 하이브리드 수요가 높은 국내 시장 공략에도 나설 방침이다.
판매 인프라도 확대한다. BYD코리아는 현재 전국 32개 전시장과 17개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각각 35개, 26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전기차 3종을 출시해 6000대 이상을 판매한 데 이어 올해는 '수입차 1만대 클럽' 진입을 목표로 설정했다.
업계에서는 수입 전기차 브랜드의 공격적인 가격 전략과 라인업 확대가 이어질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특정 모델을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전략이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미치면서 현대차와 기아 역시 전기차 라인업 운영 전략과 가격 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는 둔화되고 있지만 브랜드 간 경쟁 강도는 오히려 높아지는 분위기"라며 "수입 전기차 판매 확대가 일시적인 흐름에 그칠지, 시장 경쟁 구도를 바꾸는 변수로 작용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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