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포항=박진홍 기자] 경북 포항의 최신·최고라는 포항시립포은흥해도서관의 각종 시설이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으로 구성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곳은 요즘 유행하는 북카페 트랜드를 좇아 여유 있는 내부 공간에다 화려한 실내 인테리어로 꾸며지고 안락하게 보이는 내부 집기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열람석이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독서가 불가능한 공간들이 많고, 각종 집기들까지 비실용적이어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포은흥해도서관은 지난 2017년 포항 촉발 지진으로 붕괴가 우려되는 아파트를 허물고 그 자리에 정부 특별재생사업으로 250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만 1492㎡ 규모로 지어졌다.
<더팩트>가 1일 포은흥해도서관을 방문해 취재한 결과, 이날 1400평에 달하는 대규모의 2·3층 자료실에는 150여 명만이 제대로 된 책걸상에서 공부를 하거나 독서를 즐기고 있었다.
미처 열람석을 잡지 못한 시민 50여 명은 자료실 곳곳의 높낮이나 방향이 맞지 않은 책걸상 내지 간이 테이블에 몸을 꾸기거나 비튼 불편한 상태로 책을 보고 있었다. 이날 좌석 없이 떠돌다 되돌아간 사람도 상당수 있었다.
도서관 2층 북편에 마련된 20여 평 '대청마루' 학습공간. 이곳은 마룻바닥에 레저 방석 소파 14개와 테이블 6개가 설치돼 있으나 높이가 맞지 않아 독서는 불가능했다. 하루 종일 이용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2층과 3층을 연결하는 경사면에 30여 평 규모의 계단식으로 마련된 '하모니 스텝'. 이곳 바닥에는 20여 개 방석이 깔려 있었다. 하지만 비실용적인 테이블 6개에다 등받이가 없는 등 불편함 때문에 학습공간으로는 매우 부적절해 보였다.
도서관 측은 "소규모 행사 때 사용하는 공간"이라고 했다. 이날 10대 남학생이 이곳에 자리를 잡았으나 불편한지 이내 포기했다. 그러고는 아무도 이곳을 이용하지 않았다.
도서관 2·3층 자료실 곳곳의 쉼터나 안락의자, 음악감상석 등에서도 이용객들의 불편함은 그대로 드러났다.
3평짜리 포켓 쉼터 룸 4곳에도 각각 테이블 2개와 안락의자 4개씩이 비치돼 있었으나 높낮이가 맞지 않았다.
2층 북편 창고 앞 미니 탁자와 의자 5세트에도 하루 종일 이용객이 한 명도 없었고, 2·3층 창가의 1인용 안락의자들도 독서하기에 편하지 않았다.
특히 2층 음악감상석에는 LP판 턴 테이블 위에 책을 올려놓고 불편하게 공부하는 시민이 3명이나 있었다. 그 옆 구석의 비좁은 간이 테이블 좌석에도 시민 4명이 불편한 자세로 책을 보고 있었다.
포은흥해도서관은 북카페 형식으로 지난해 10월 개관한 송도국제도서관(연면적 8197㎡, 300여 석)에 비해 규모가 40%가량 크지만 열람석 수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시민 김모 씨(41,창포동)는 "대규모 도서관에 열람석이 150여 석에 불과한 점은 이해가 안 된다"면서 "비효율적인 공간 배치와 불편한 집기를 봤을 때 도서관 비전문가가 업무를 전담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안병국 포항시의회 의원은 "포항의 대표 도서관 이용에 시민들의 불편이 많다면 큰 문제"라며 "각종 시설을 꼼꼼하게 점검해 빠른 시일내에 개선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양진 포은중앙도서관장은 "독서실 개인 사업자들의 민원을 감안해 열람석 수를 줄인 점은 있다"면서 "각종 시설을 검토해 이용객들의 불편함이 있다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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