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이후 불거진 당내 혼란을 '지방선거 모드 전환'과 '인물론'으로 돌파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잇따른 악재를 뒤로 하고 중도층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지만 보수 진영의 핵심 자원들과 '거리두기' 한 상태에서 내세운 '나 홀로 확장'에 대한 당내 우려는 여전하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빠르게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친한(친한동훈)계의 반발과 지지층 분열이 가속화하자 지도부는 '지방선거 승리'라는 공동의 목표를 제시해 시선을 돌리려 하고 있다.
장 대표는 그 첫 단계로 당 인재영입위원장에 수도권 재선인 조정훈 의원을 임명했다. 인재영입위원장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당의 얼굴이 될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고 채우는 전략가 역할을 하게 된다. '누구를 영입하느냐'가 '당이 이번 선거에서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가'를 보여주는 만큼 '중도 외연' 확장이 가능한 인사를 내정했다는 입장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 이번 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가장 우선적인 정책이 중도 외연 확장인데, 이 부분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라며 "본인이 갖고 있는 이미지에 더해 새로운 인물을 지속적으로 충원하면서 국민의힘이 앞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까지 중도 무당층의 민심을 꾀할 만한 로드맵을 통해 외연 확장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4일 장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5~6일 제주 방문에 이어 호남 방문까지 계획 중이다. 이번 주 안에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결정으로 당 내부 분위기는 여전히 냉담하다. 친한(친한동훈)계는 장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재신임 투표를 둘러싼 찬반 논쟁까지 이어지고 있다.
박정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장 대표가 자신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전직 최고위원의 당적을 박탈하고, 당에 절반 가까운 지지층을 가진 핵심당원을 헌법이 금지한 연좌제로 제명한 순간 이미 당을 대표할 자격을 잃은 것"이라며 "정적을 제거하겠다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그것도 선거를 앞둔 중차대한 시점에 역사에 남을 반민주적 결정을 했기 때문에 오세훈 시장까지 사퇴 요구를 한 것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장동혁 디스카운트'가 지선을 덮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크다"며 "장 대표의 입장과 노선이 바뀌지 않으면 제 입장도 달라질 수 없다. 장동혁 리스크로 수도권에서 대패의 결과로 이어지면 그때 가서 책임을 묻는 것보다는 지금 그 노선 변화를 강력히 요구하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도 당 지도부의 '마이웨이' 행보를 질타하는 발언들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 전 대표 제명 경위를 설명해 달라는 요청이 나왔다. 권영진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한 전 대표를 왜 제명했는지 의원들에게 설명해 줘야 한다"며 "당을 무슨 하나로 만들기 위해서 했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갈등과 분열이 더 극심해지고 있지 않느냐. 당 대표와 지도부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의 제명에 이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의 공조 무산이 이어지면서 정작 외연 확장의 핵심인 '수도권 중도층'과 '젊은 보수'의 지지 기반이 와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더팩트>에 "인재 영입도 결국 당의 미래 가치를 보고 오는 것인데, 어떤 인재가 우리 당에 들어오고 싶겠느냐"고 비판했다.
엄경영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출발부터 꼬였다. 한 전 대표가 중도 확장성을 대표하는 인물인데 이를 제명하고 확장하겠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일부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탄핵과 계엄의 강을 못 건너겠다'고 선언한 거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각종 쇄신안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