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송다영 기자] 검찰이 수조원 대 규모의 밀가루·설탕 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 업체 임원 등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줄줄이 재판에 넘겼다. 수천억원 규모 가스절연개폐장치 입찰을 담합한 업체 임직원들도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서민 경제를 교란하는 담합 범죄를 집중 수사한 결과 담합에 직접 가담한 개인 행위자들과 대표 및 고위급 임원, 법인을 포함한 총 52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국내 밀가루 업체 대한제분·사조동아원·삼양사·대선제분·삼화제분·한탑 6곳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20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일부 업체는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제도)를 통해 기소를 피했다.
수사 결과 국내 밀가루 시장을 과점하는 제분업체 7곳은 5조 9914억 원 규모로 밀가루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가루 업체들은 차례대로 공모해 2020년 1월~2025년 10월 국내 밀가루 가격의 변동 여부, 변동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하며 밀가루 가격 경쟁을 제한했다.
검찰에 따르면, 담합 기간 밀가루 가격은 2023년 1월 기준 최고 42.4%까지 인상됐다가 그 후로도 담합 전 대비 22.7% 수준으로 올랐다.
특히 2020년부터 2025년 9월 기준 담합에 따른 밀가루 소비자 지수는 36.12%로, 같은 시기 물가지수 상승폭(소비자 물가 17.06%,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 28.8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검찰은 국내 설탕업체인 CJ제일제당·삼양사 임원 2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11명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설탕 가격 담합 규모는 3조 2715억 원 수준이다.
국내 설탕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제당사 3곳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3조 원이 넘는 규모로 국내 설탕가격을 담합한 것으로드러났다.
검찰은 제당사들의 가격 담합 발생 전 대비 설탕 가격이 최고 66.7%까지 인상했고, 설탕업체들이 설탕의 원재료인 원당가가 상승하면 설탕가격 인상에 신속히 반영해놓고 원당가 하락 시에는 과소 반영하는 방법으로 물가상승으로 인한 피해를 소비자에게 전가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또 한국전력공사에서 발주한 6776억 원 규모의 가스절연개폐장치 입찰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 효성·현대·엘에스·일진 4곳의 임직원 4명을 구속기소하고, 15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담합 기간은 2015년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7년 6개월로 10개 사 중 효성·현대·엘에스·일진은 한전 발주 입찰 145건 중 관련 시장 약 9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 부장검사는 "향후에도 검찰은 서민 경제를 교란시키는 담합 범죄를 근절할 수 있도록 고기, 주류 등 민생 경제와 직결되는 다른 생활필수품에 대해서도 엄정히 살펴보고, 담합 범행에 가담한 행위자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