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다빈 기자] 자전거 이용 제한 산책로에서 운행 중이던 자전거를 잡아 세운 구청 직원이 폭행과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 박석근 판사는 폭행과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서울 중랑구청 소속 기간제 근로자 A(70)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4월16일 서울 중랑구 중랑천 산책로에서 운행 중이던 B 씨의 자전거를 손으로 잡아 세워 B 씨를 넘어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때문에 2300만원 상당의 자전거 페달과 속도계, 라이트 등이 파손돼 1250만원 상당의 수리비가 들었다.
사건이 발생한 산책로는 자전거 이용이 제한된 구간이었다. 공원 내 시설물 유지관리 및 환경정비 업무를 담당한 A 씨는 B 씨를 발견하고 "자전거에서 내려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B 씨는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 계속 주행했다.
B 씨는 당시 자전거 페달과 결합되는 전용 신발인 클릿슈즈를 착용하고 있었다며 '자전거 페달에서 발을 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A 씨가 자전거 핸들을 잡고 비틀어 흔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다수의 시민이 이용하는 보행자 전용 산책로가 설치돼 있어 보행자 안전을 위해 자전거 출입이 제한된 공원"이라며 "공원 산책로에서 천천히 운행 중인 자전거 핸들을 잡은 행위는 자전거 운행 제한을 계도하기 위한 상당성 있는 행위이며 불법적 유형력의 행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로드 자전거 운행 경험이 없는 A 씨는 클릿슈즈를 착용한 상태에서 자전거 핸들을 잡을 경우 B 씨가 넘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물리법칙상 B 씨는 A 씨가 자전거 핸들을 잡고 흔드는 것처럼 느껴지는 게 당연하다"며 "B 씨의 주관적 느낌만으로 폭행이나 재물손괴의 고의를 함부로 추단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