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게 사태' 한동훈 당적 박탈…국민의힘 단합 이룰까


한동훈 제명에 친한계 집단 반발…당내 갈등 증폭
韓 당적 박탈 악재 분석도…"당내 파벌 싸움 아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가 29일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태에 연루된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했다. 1년이 넘는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6·3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단일대오를 이루려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친한(친한동훈)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오히려 갈등만 더 증폭되는 모양새다. 당내 화합은 말할 것도 없고 '결속 다지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당적을 박탈당했다. 당 윤리위원회가 '당원 게시판'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최고 수위의 제명 처분을 내린 지 16일 만이다. 이로써 한 전 대표가 당 대표 재임 당시였던 2024년 9월~11월 그의 가족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반복해 올렸다는 '당게' 사건은 일단락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2023년 12월 내홍으로 어려움에 빠진 당을 구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화려하게 정계에 입성했던 한 전 대표는 당에서 쫓겨난 신세가 됐다. 앞으로 정치 행보에 험로가 예상된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제명된 당원은 5년간 재입당할 수 없다. 예외 조항인 '최고위원회의 승인' 없이는 6·3 지방선거와 2028년 총선 때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할 수 없다는 얘기다.

원내 제1당인 국민의힘은 보수 정당들의 정점에 있다. 정치 지형이 양당제 중심인 점을 고려하면 신당을 창당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더군다나 당내에서 친한계 다수가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는 비례대표다. 제명안 표결한 결과 찬성 7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전해진 것만 보더라도 당권파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애초 국민의힘 당권파를 중심으로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한 전 대표에 대한 중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국민의힘 한 구성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계엄이라는 뼈아픈 리스크를 안았는데 당이 단합하지 못한다면 지방선거는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인식이 당내 전반에 깔렸다"라며 "지금은 우리 당이 물리적 결합을 이룰 때"라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조광한 최고위원은 한 전 대표를 '악성 부채'로 비유하며 '정리 대상'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그는 최고위에서 "우리 당의 악성 부채는 내일을 위한 변화와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라며 "기업이 악성 부채 정리를 통해, 다시 살아나듯이, 많이 힘들고 아프지만, 우리 당의 미래를 위해 우리의 악성 부채들을 정리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실제 친한계 구심인 한 전 대표의 당적 발탈이 현실이 된 것을 계기로 당권파는 내부 결속의 가속화를 기대하고 있다. 당 내부적으로 한 전 대표를 제명하는 건 과하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지도부의 의결로 사안을 되돌릴 수 없게 된 만큼 이제라도 내홍을 불식해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가 쏠릴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이와 별개로 장동혁 지도부는 당 결속 동력을 떨어뜨리는 친한계의 강한 반발을 어떤 방식으로 잠재울지가 고민 지점이다. 친한계와 공생하지 못한다면 당의 완전한 단일대오를 이룰 수 없고 결과적으로 자멸로 귀결될 우려가 있어서다. 그런데 이미 사실상 당이 쪼개진 모습이다. 친한계 배현진·정성국 의원 등 16명은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집단 투쟁에 나섰다.

정치권 일각에선 한 전 대표를 도려내는 승부수가 오히려 악재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언근 전 부경대 초빙교수는 통화에서 "한 전 대표를 제명한 건 국민의힘에 상당히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을 떨치지 못한 인상을 주는 데다 국민의 시선으로 보면 장 대표가 계엄에 대해 사과했던 게 과연 진정성이 있었는지도 의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를 찍어낸 것이 아니라 사건의 실체를 봐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야권 원외 인사는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라면서 "당내 파벌 싸움이 아니라 한 전 대표가 당게 사건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라고 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제 가족을 다 동원해 107명의 (자당) 국회의원을 음해해도 놔두겠는가"라고 의문을 던졌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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