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부 장관 "韓 국회 승인 전까지 무역합의 없어"…관세 압박 공식화


트럼프 대한국 25% 관세 발언, 입법 촉구용 협상 카드 성격
행정조치 미이행 속 한미 통상 협의 재개 여부 주목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승인하기 전까지는 한국과의 무역 합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AP.뉴시스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한미 무역 합의를 둘러싼 압박 수위를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힌 대한국 관세 인상 방침이 한국 국회의 입법 절차를 겨냥한 협상 카드임을 사실상 확인한 셈이다.

베선트 장관은 28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승인하기 전까지는 한국과의 무역 합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합의를 승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관세 인상을 언급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한국 국회의 역할을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베선트 장관이 언급한 '승인(ratify)'은 한국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하는 절차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보내는 신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무역 합의에 서명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관세 인상 발언의 목적이 실제 조치보다는 한국의 입법과 투자 이행을 촉구하는 데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관세가 실제로 부과될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피했다. 사회자가 '국회 승인 전까지 한국이 25% 관세를 적용받게 되느냐'고 묻자, 베선트 장관은 그렇다거나 아니라는 식의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나는 이것이 상황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세 압박이 한국 국회의 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를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입법부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 합의를 입법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따라 나는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튿날에는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하며 협상을 통한 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현재까지 관세 인상을 실행하기 위한 행정명령 서명이나 관보 게재 등 구체적인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관세 인상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대응에 나섰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밤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이동해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등과 만나 미국 측 입장을 설명 듣고 한국의 상황을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베선트 장관은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올해도 미국 경제가 고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없는 고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는 공급 제약을 지목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규제 완화 정책이 공급 확대를 통해 물가 압력을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해서는 이사회 내 일부 인사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고 비판하며, 향후 경제 상황을 보다 열린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달러화 약세와 관련해서는 "미국은 항상 강달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무역적자 축소가 중장기적으로 달러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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