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앤이 길로틴] 김상욱 “UFC 입성 상상조차 안 해… 오늘 훈련에만 미쳤을 뿐” (영상)


2월 1일 호주 '로드 투 UFC 시즌4' 결승 출전 김상욱 화상 인터뷰
컨디션 90점 이상..."하얗게 불태우겠다"

28일 호주에서 전지 훈련 중인 김상욱(왼쪽) 선수와 <더팩트> 오승혁(가운데), 이상빈 기자가 온라인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울 마포구=오승혁, 이상빈 기자

[더팩트|오승혁, 이상빈 기자] 누군가는 그를 방송 속 강인한 출연자로 기억하고, 누군가는 ‘스턴건’ 김동현의 제자로 부른다. 그러나 김상욱(32)을 설명하는 가장 정직한 단어는 단연 ‘노력’이다. 화려한 재능에 기대기보다 묵묵한 성실함으로 매일의 훈련장을 채워온 그는, 어떤 시련 앞에서도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증명해 냈다. 이제 그 땀방울이 결실을 볼 시간이다. 오는 2월 1일, UFC 325에서 펼쳐질 ‘로드 투 UFC 시즌 4’ 라이트급 결승전. 호주의 신예 돔 마르 판(25)의 고향에서 겨루게 된 파이터 김상욱을 화상으로 만났다. 김상욱과 화상 인터뷰는 28일 오후 <더팩트> 스튜디오에서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호주 현지 적응은 어떻습니까? 본인의 지금 컨디션을 점수로 평가한다면 어느 정도인가요?

한국과 시차도 거의 없고 시합을 아침에 한다고 하는데 저는 예전에 아침 7시에도 시합해 본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뭐 그런 것도 상관없고 날씨도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몸무게도 잘 빠지고 너무 좋습니다. 컨디션도 90점 이상 되는 것 같습니다.

-경기 전의 설전이 인상 깊었습니다. 상대는 그래플링을 말하고 김상욱 선수께서는 KO로 화끈한 경기를 펼치자고 이야기하셨는데 경기 양상이 어떻게 펼쳐질까요?

아무래도 그래플링을 갔다 오긴 할 것 같아요. 그래플링 갔다 오게 할 거 같고요. 왜냐면 저도 그래플러고 그 선수도 그래플러니까요. 엉겨붙어서 싸우지만, 그 상태에서 경기가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지금 생각은 이렇습니다.

-김상욱 선수는 김동현 레전드의 유튜브 채널을 빼놓고 말할 수가 없어요. 말 그대로 만화 속 루키가 성장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는 느낌인데 본인 스스로 만화 주인공이라고 쳤을 때 어느 레벨까지 왔다고 느끼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지금도 제 나이가 많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저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정원 관장님과 김동현 형님께서 지도해 주시는 것에 비하면 저는 아직도 정말 성장할 것이 많이 남았고 지금 최종장에 돌입한 게 아니라 아직 절반 정도 온 그런 과도기라고 해야 할까요.

이제야 제 스타일을 잡아가는 루피 같은, 원피스로 따지면 패기를 배우기 전의 루피 같은 느낌입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했던 훈련 중에 가장 '운동이 많이 됐던' 건 어떤 걸까요?

이정원 관장님께서 파이팅 너드에서 전술적인 부분을 많이 배우신 게 있는데 그 느낌을 많이 살리는 게 아무래도 이번에 큰 도움이, 운동이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김동현 형님께서 포지션 이스케이프(탈출) 느낌도 되게 가르쳐 주신 만큼 몸에 익은 것 같고요.

두 분께서 지적해 주시고 계속 그 상황에 자꾸 몰입할 수 있도록 그런 상황 스파링을 계속 시켜주셨거든요. 그 두 부분이 운동이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자기 전에 생각이 나고 스트레스를 많이 안겨 준 스파링 상대가 있다면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요?

너무 많은데요. 문준희 선수, 주짓수 국가대표 형님이신데 하바스 MMA의 종합격투기 선수로 활동하고 있고요. 그 형님이 포지션 잡았을 때 탈출하기가 정말 까다로운데 그게 우선 저는 정말 힘들었던 것 같고요.

그리고 조영승 선수도 많이 도와주셨어요. 주짓수 국가대표 조영승 선수도 그 분도 MMA 전적도 있는 선수인데 그분도 되게 제가 백 이스케이프를 하는 데 되게 많이 도움을 주셔서요. 백 이스케이프, 하프가드 이스케이프 이런 게 제 생각에는 되게 도움이 많이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경기를 이긴다면 그 후에 새로운 목표가 어떤 건지 듣고 싶습니다.

결승 이후의 새로운 목표는 아직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항상 다음 경기만을 생각하는 편인데요. 물론 이번 경기에서 이기겠지만, 아직 시합을 치르기도 전에 그다음을 예상하는 것은 제 성격과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아마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 같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제가 UFC에 입성할 것이라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기고 나서 챔피언전에 가겠다는 식의 계획을 세우는 것은 제 입장에서 조금 성급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저 다음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더 짧게는 당장 눈앞에 놓인 다음 훈련을 어떻게 하면 더 즐겁고 열심히 할 수 있을지만 고민해 왔습니다. 몸이 잘 따라주지 않는 날에도 '어떻게든 훈련을 끝내자'는 마음으로 하루하루에 집중했을 뿐입니다.

경기 후에 맛있는 음식을 먹겠다는 소박한 생각은 하지만, 시합을 어떻게 이기겠다는 식의 구체적인 미래를 미리 그려보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합니다.

-그럼 지금 가장 생각나는 음식은 어떤 거죠?

자기 전까지 돔 마르 판이랑 만 번은 싸운 것 같은데 짜장면이 항상 먹고 싶더라고요. 경기 끝나고 중식당에 가서 짜장면, 어향가지 이런 거 먹고 싶었요. 짜장면 곱배기로 먹고 싶어요.

-꾸준히 공부하고 책을 읽는 파이터로도 유명합니다. 요즘 어떤 책 읽고 있나요?

이번에도 '니체의 말' 가져오긴 했어요. (김상욱은 니체의 말을 여러 차례 읽었다고 알려져 있다.) 법정 스님의 '마음의 온도'라는 책이 있더라고요. 그 책도 마음이 싱숭생숭할 때 읽기도 하고 요새 영어로 팟캐스트 듣거든요. 마인드에 대해서 영어로 말씀해주시는 게 있어요. 그 영어가 어렵지 않아서 몇 번씩 들으면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또 제가 예전부터 달리기 하면서도 가끔 듣고, 이제 항상 운전하면서도 듣는 '지식의 취향'이라는 채널이 있는데그 채널을 정말 많이 듣습니다. 좋은 말씀을 너무 많이 해주셔서요.

-인간 김상욱의 목표가 듣고 싶어요.

MMA 선수로서의 목표는 정말 많지만, 굳이 한 가지만 꼽자면 은퇴하는 순간에 '정말 내 청춘과 열정을 이 무대에 다 쏟아부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겁니다. 물론 은퇴 이후에도 또 다른 인생의 청춘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적어도 선수 시절만큼은 후회 없이 뜨겁게 살았다는 확신을 얻고 싶어요.

만화 ‘내일의 조’를 보면 ‘하얗게 불태웠다’는 유명한 대사가 나오지 않습니까? 저 역시 그렇게 더 이상 태울 것이 남지 않을 만큼 하얗게 스스로를 불태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직 은퇴를 논하기엔 이른 시점이지만, 매 순간 그 정도로 모든 힘을 쏟고 싶습니다.

-방송인 김동현의 후배 방송인 김상욱을 기대할 수도 있을까요?

방송인으로서의 모습에 대해서는, 제가 아직 그 정도로 재미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동현이 형님을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죠. 불러주신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겠지만, 저의 본분은 어디까지나 격투기 선수입니다. 아직은 방송인이 아니라 선수로서 제 본업에 끝까지 충실하고 싶습니다.

shoh@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