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부산=박호경 기자] 60여년 전 부산 최초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영화숙·재생원'의 피해자들이 국가와 부산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부산지법 민사11부(이호철 부장판사)는 28일 오후 영화숙·재생원피해생존자협의회 손석주 대표와 유족 등 185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고 공판에서 국가와 부산시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185명 중 피해자의 자녀인 1명은 피해자의 사망 사실을 인정할 자료가 없어 청구가 기각됐다.
재판부는 국가와 부산시가 원고들의 청구액 712억 원 중 511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가 직권조사를 실시한 결과 1962~1971년 부산 지역 최대 규모의 부랑인 집단수용시설인 영화숙·재생원에서는 수용된 아동과 성인들이 강제 노역, 폭력, 성폭력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인권을 유린당했고 심지어 사망한 원생들의 시신이 야산에 암매장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진화위는 국가에게는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과와 위로금, 생활지원금과 의료비 지원 등 실질적 피해 회복 조치,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후유증과 트라우마 등을 장기적으로 치유·관리할 수 있는 계획 수립·시행, 시신 암매장 추정 지역에 대한 유해 발굴을 권고한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광범위한 다수 공무원이 관여한 일련의 국가작용에 의한 기본권 침해"라며 "전체적으로 보아 국가와 부산시 공무원의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어 "국가는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고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데 그런 의무를 방기하면 국민의 인간 존엄과 가치가 훼손되고 불행해진다"며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불행한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법관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판결문 송달 이후 보름 내에 항소가 없으면 이번 판결은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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