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수합당' 선 긋는 조국당…지선 앞둔 민주당엔 득일까?


민주·혁신당, 합당 방식 놓고 신경전
지선 앞두고 실무 혼선·공천 셈법 복잡
합당 논의 속도 내지만 선거 효과 물음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합당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방식과 조건을 놓고 양 당간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왼쪽)와 조국 혁신당 대표.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합당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혁신당이 '흡수합당'에는 선을 긋고 나선 가운데, 민주당 안팎에서는 합당이 지방선거 경쟁력을 둘러싼 회의론도 동시에 고개를 들고 있다.

양 당은 합당 방식과 조건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합당 과정에서 당명 개정이나 혁신당이 요구하는 '당의 DNA' 보존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안에서 혁신당의 DNA도 자연스럽게 섞이게 될 것"이라며 흡수 통합 기조를 시사했다. 혁신당의 지방선거 공천 지분을 인정할지에 대해서도 "협의 과정에서 지분에 대한 논의는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혁신당 내부에서는 민주당의 '흡수 합당' 구상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다. 합당 논의가 장기화될 경우 지방선거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이 혁신당 몫을 일정 부분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한 혁신당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너무 길게 끌면 (지방선거에) 후보로 나오려는 사람들이 붕 뜨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협상할 때 혁신당 몫을 어느 정도 좀 보장해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합당 논의가 본격화되자, 지방선거를 준비해 온 예비 후보자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통합 경선 방식 △과거 탈당 이력에 따른 감점 적용 여부 △후보자 처우 △조직 정비 등 지방선거 전반을 둘러싼 쟁점들이 불거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양 당이 각각 지역위원장을 두고 있어 합당이 현실화될 경우 공천 조정이 한층 복잡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27일 KBS1 '전격시사'에 출연해 "약간 이해가 안 되는 상황들이 엄청나게 많이 발생할 것"이라며 "군수, 시장, 구의원, 시의원 등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이 계신다. 그분들과 통합 경선 같은 걸 치러야 되는데 당장 경선 룰은 어떻게 할 건지, (공천 심사) 감점은 어떻게 할 건지 등 어마어마한 갈등 요인들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한 이후, 지방선거를 준비 중인 현장에서는 혼란이 감지되고 있다. 사진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왼쪽)와 조국 혁신당 대표. /남윤호 기자

현장에서는 이미 혼란이 감지된다는 전언도 나온다.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해 온 민주당 소속 전직 시의원 A 씨는 통화에서 "우려되고 염려스럽다"며 "공정하게 경선을 치를 수 있는 구도가 형성이 돼야 된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또 다른 인사도 "기존에는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인사들이 혁신당으로 이동할지를 두고 관망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내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른바 '쇄빙선' 이미지를 앞세운 혁신당과의 합당이 오히려 선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진보 진영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중도층 확장에는 제약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혁신당의 낮은 지지율도 합당 효과에 대한 회의론을 키우는 배경 중 하나다. 실제로 혁신당의 지지율은 수개월째 2~3%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면 전략공천, 단수추천, 경쟁력 심사 등 제도적 수단이 충분히 마련돼 있다"며 "이번 합당 논의는 선거에서의 실질적 실익보다 공천 갈등과 지지층 이탈이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1인 1표제' 도입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을 진화하는 것이 우선인데, 합당 논의가 부각되면서 해당 의제가 뒷전으로 밀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친명이니 친청이니 하는 계파 갈등과 공천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혁신당과의 합당을 추진하는 것은 당내 혼선과 분열을 더욱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bongouss@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