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라포랩스 못 믿겠다" SK스토아 노조 총파업…방미통위 결정은?


SK스토아 노조, 방미통위에 '매각 승인 불허' 촉구
방송 공공성, 라포랩스 경영 안정성 등 쟁점 관건

27일 오후 과천정부종합청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앞에서 SK브로드밴드노동조합 SK스토아지부를 비롯한 SK그룹 계열사 노조 대표들이 SK스토아 최다액출자자 변경 불허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과천=우지수 기자

[더팩트|과천=우지수 기자] SK텔레콤의 T커머스 자회사 SK스토아 매각 절차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노동조합이 인수 기업의 자금력을 문제 삼으며 정부의 승인 불허를 촉구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은 인수 기업 라포랩스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SK스토아의 향방은 승인 권한을 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결정에 달린 상태다.

27일 오후 2시 SK브로드밴드노동조합 SK스토아지부는 과천정부종합청사 방미통위 앞에서 창사 이래 첫 총파업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날 현장에는 SK스토아 조합원과 SK그룹 계열사 노조 관계자들이 집결해 방미통위를 향해 매각 승인 불허를 요구했다.

노조가 거리로 나온 핵심 이유는 인수 예정자인 라포랩스의 재무 건전성 우려다. 윤세홍 SK브로드밴드노조위원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라포랩스는 설립 이후 영업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현금흐름 등급 또한 낮게 평가되고 있다"며 "인수 자금의 상당 부분을 외부 차입에 의존하는 구조는 향후 SK스토아의 경영 안정성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재무적 여력이 부족한 자본이 방송 사업자를 인수할 경우, 비용 절감을 위한 인위적 구조조정이나 방송의 공적 책임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유통업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언급하며, 방미통위가 엄격한 심사를 통해 이러한 시장 불안 요소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23년부터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천명한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과 글로벌 AI 얼라이언스 협력 등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유통 및 커머스 사업 등 비주력 자산을 매각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확보된 유동성을 미래 성장 동력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27일 오후 과천정부종합청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앞에서 SK브로드밴드노동조합 SK스토아지부 조합원들이 SK스토아 매각 반대 총파업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과천=우지수 기자

인수 기업 라포랩스는 4050 패션 플랫폼 '퀸잇'을 운영하며 확보한 모바일 데이터와 SK스토아의 방송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꾀할 전망이다. 라포랩스 측은 노조가 지적하는 적자 문제와 관련해, 적자 폭이 과거 대비 줄어드는 추세이며 주요 벤처캐피털(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인수 자금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토아 매각 절차는 행정적 판단만을 남겨두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포랩스는 지난해 12월 24일 SK텔레콤과 SK스토아·미디어S 지분 100%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 23일에는 방미통위에 출자전환을 통한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방미통위는 심사 과정에서 인수자의 재정적 능력,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 공익성의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방송법상 방송사업자의 최다액출자자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승인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방미통위가 매각 승인 자체를 불허하기보다는 이행 조건을 부과하는 '조건부 승인'을 내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과거 방송 사업자 M&A 심사에서도 정부는 불허 결정보다는 고용 승계, 공적 책임 강화, 구체적인 투자 계획 이행 등을 전제로 승인하는 사례가 있었다. 다만 노조의 반발이 거세고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명확한 만큼 심사 과정에서 라포랩스 측에 노사 상생 방안이나 자금 조달의 안정성을 입증할 보완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는 방미통위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2033년 재승인 시점까지 SK텔레콤이 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방미통위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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