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현실적으로 쏟아낸 173분…李 신년 기자회견


문민정부 이래 역대 최장 시간
"북한이 핵 포기하겠나" "(신천지는) 왜 따로 하나" 직설화법
"주식투자는 알아서 잘" 위트도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민정부 이후 역대 최장인 173분 간 현안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뉴시스

[더팩트ㅣ이헌일·김정수·정소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민정부 이후 역대 최장인 173분 간 현안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답변을 이어나가며 위트도 곁들였다. 때로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며 국정이라는 무게를 표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에 이어 총 25개 질의를 소화했다.

이번 회견은 2시간 53분 간 진행, 확인이 가능한 문민정부 이후로는 역대 가장 긴 시간이었다. 지난해 이 대통령의 취임 30일 기자회견(2시간 4분), 100일 기자회견(2시간 34분)보다도 오래 걸렸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견에서도 각종 현안을 두고 특유의 솔직하고 직설적인 답변으로 응수했다. 특히 가치 판단의 영역이 큰 정치·사회 분야 이슈에서 이런 특징이 더 잘 드러났다.

그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 무인기 북한 침투 사건을 언급하면서 "남북 관계는 참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북한 입장에서는) 말로는 대화, 소통, 협력, 평화, 안정을 이야기하면서 공식적으로는 못하니까 민간인을 시켜서 몰래 또는 직접이든 그렇게 하는거 아니냐는 의심도 들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는 "이상적인 건 북한의 핵이 없어지는 한반도 비핵화다. (한국은) 앞으로도 핵무기를 보유할 생각이 없으니까"라며 "(하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나. 엄연한 현실과 바람직한 이상, 두 가지는 쉽게 공존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통일교·신천지 특검과 관련해서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국민의힘이) 하자고 말은 하는데 이런저런 꼬투리를 잡아 협상 자체를 지연키는 것"이라며 "같이 하자고 했다가, 통일교만 하자고 했다가, 말이 안 되는 거 같으니까 신천지도 하자, 그런데 따로 하자(고 한다). 왜 따로 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정교분리 원칙을 언급하면서 "신천지는 지금 나오는 걸로 보면 아주 오래 전부터, 최소한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했다는 것 같다. 통일교도 그 이후인지 이전인지 모르겠지만 많이 개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개신교를 예를 들어 "설교 시간에 '이재명을 죽여라. 그래야 나라가 산다'고 반복적으로 설교하는 교회도 있다"며 "종교적 신념과 정치적 선호가 결합해 버리면 양보가 없다. 이건 나라 망하는 길"이라고 직격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논란을 두고는 "참 어렵다"며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어떻게 할 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또 "(이 후보자가) 보좌관에게 갑질을 했는지 안했는지 우리가 어떻게 아나"라며 "자기들끼리만 알고 있는 그 정보를 갖고 마치 (영화) 대부에서 나오는 배신자 처단하듯 우리가 모르는 것을 공개하면서 공격하면, 당사자의 잘못이기도 하겠지만 우리로서는 알기 어렵다"고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2026년 신년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검찰개혁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검찰 인사는 뭐가 그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며 "검찰에 관련된 건 왜 그렇게 복잡한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검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을 '업보'라고 표현하면서 "그런 얘기가 있다. (검찰은) 사건을 덮어서 돈을 벌고, 사건을 만들어서 성공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검찰개혁은 검찰에서 권력을 뺏는 게 목표가 아니다. 그건 수단과 과정"이라며 "진짜 최종 목표는 국민들의 권리 구제"라고 짚었다. 논란의 중심인 보완수사권 부여에 대해서는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몇몇 경제 분야 질문에서는 위트를 더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반도체 100% 관세 부과 언급을 두고 "그렇게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나오는 얘기"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또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적용받기로 한 점을 상기하면서 "대만이 잘 견뎌내길 바란다"고 미소를 띄며 말했다.

주식시장 호황에 대해서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는 없다"면서도 "대한민국은 저평가돼 있다. 객관적 지표 상 명확하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특히 IMF 금융위기 당시 큰 손실을 본 경험을 소개하면서 "주식투자는 본인이 알아서 잘해야 한다.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는다. 떨어질 거냐고 물어보지 말라"고 강조해 좌중에 웃음이 번지기도 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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