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명' 파장…"합당한 조치" vs "선거 패배의 길"


당 내홍 극심
"털고 가야 할 문제" vs "최악의 비민주적 결정"
장동혁 "결정 뒤집을 방안 고려 안 해"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처분을 결정한 데 대해 당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한 전 대표가 지난달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는 모습.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김수민·김시형 기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14일 '당원게시판 사태'를 이유로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처분을 결정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지방선거 전 마땅히 해야 할 결단"이라는 반응과 "당내 민주주의의 사망"이라는 반발이 동시에 터져 나오며 당이 극심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윤리위는 전날 오후 5시부터 6시간 넘게 이어진 마라톤 회의 끝에 한 전 대표에 대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윤리위는 결정문을 통해 "조직적 공론조작·왜곡의 경향성이 의심된다"며 "이는 복수 행위자에 의한 조직적 일탈 행위로, 당의 정상적인 게시판 관리 업무와 여론 수렴 기능을 마비시킨 업무방해 행위"라고 규정했다. 또 "소속 정당의 명예와 당의 이익에 심각한 피해를 줬다"며 "피조사인은 윤리적·정치적 책임을 진다"고 덧붙였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오전 대전시청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관련 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 결정이 나온 마당에 결정을 곧바로 뒤집고 다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건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향후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한 전 대표 제명을 최종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징계 결정을 두고 당내 의견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먼저 당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 원내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징계가 적당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당대표로서 잘못된 행태를 보인 건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더 빨리 정리했어야 하는 문제다. 이왕 이렇게 결정한 거 지방선거 체제로 돌입하려면 빨리 털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도 통화에서 "지도부급 인사, 그것도 당대표가 어떻게 보면 여론을 조작한 것 아닌가. 오히려 이 점이 당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위로, 그에 합당한 조치는 있어야 한다고 본다"라며 "다만 시기를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언젠가 매듭짓고 갔어야 하는 문제다. 지방선거가 있다고 이번에도 묻고 간다면 계속해서 이슈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당내 소장파·친한계(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전 대표 측 인사는 통화에서 "의견 수렴 없이 최고위에서 결정해버리면 의원들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므로 의원총회 소집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기상천외한 논리만 늘어놓으며 정작 해야 할 법적·정치적 방어는 하지도 않은 채,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을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은 사람들이 이제는 애꿎은 한동훈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다"며 "도대체 우리 당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망가졌는지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친한계인 한지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한 전 대표 제명은 우리 당을 자멸로 몰겠다는 결정이다. 사심 정치는 거부한다"라며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적었다. 박정훈 의원도 페이스북에 "윤어게인 세력을 앞세워 정당사에 남을 최악의 비민주적 결정을 내린 장동혁 대표는 최고위에서 이 의결을 뒤집어야 한다"라며 "사익을 위해 당을 선거 패배의 길로 몰고 있는 당 지도부를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송석준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처분은 최종 결정으로 가히 당내 민주주의의 사망이라 (하지) 아니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왜 발생했는지 당 지도부는 분명하게 소명하고 이 심각한 사태에 대해 끝까지 책임져야 할 것이다.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진종오 의원도 "특정 한동훈 찍어내기? 편한가?"라며 "국민 무섭지도 않나? 결과가 참담하다"고 적었다.

당내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도 장 대표를 향해 제명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권영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최고위의 시간이다"라며 "입장문에는 '최고위가 이 건을 재고하는 게 맞다'고 요청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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