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송다영 기자] '홈플러스 단기채권 사태'의 정점으로 지목된 김병주 MBK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박정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새벽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사건의 피해 결과가 매우 중한 것은 분명하나,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박 부장판사는 사건의 쟁점 및 검찰의 소명 자료와 논리, 피의자의 방어 자료와 논리를 고려한 결과, 공판절차와 달리 영장심사에서는 피의자가 검찰 증거에 접근할 권한이 없어 내용을 충분히 인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부장판사는 이어 "또한 증인신문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진술증거에 대해 피의자가 증인을 대면해 반대신문권을 행사할 수도 없다"며 "특히 고의 등 주관적 구성요건, 논리에 근거한 증명이나 평가적 부분에 관해서는 충분한 분석과 탄핵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부장판사는 "소명 정도와 수사 경과를 고려하면,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염려로 인한 구속의 필요성보다는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한 방어의 기회가 주어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과 함께 심사를 받은 김광일 부회장(홈플러스 공동대표), 김정환 부사장, 이성진 전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도 모두 기각됐다.
박 부장판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김 회장 등 4명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했다.
홈플러스 사태는 홈플러스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알고도 약 1164억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판매해 납품업체와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2월 28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강등했다. 이후 홈플러스는 나흘 만인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검찰은 김 회장 등 MBK 임원진이 2023년 말부터 홈플러스의 경영 적자 상태를 직접 보고받았고, 늦어도 지난해 2월 무렵에는 신용 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4월 홈플러스 본사와 MBK파트너스 본사, 김 회장과 김 부회장,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 등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김 회장과 김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직무대리 김봉진 부장검사)는 지난 7일 김 회장 등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