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라스베이거스=최의종 기자]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모셔널 라스베이거스 테크니컬 센터. 차량 운영자가 운전석에 탑승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제작돼 한글 '모셔널'이 새겨진 아이오닉 5 로보택시에 탑승했다.
모셔널은 올해 말 로보택시 라스베이거스 상용화에 앞서 시범 서비스 운영 기간 차량 운영자를 배치했다. 시스템 테스트와 원활한 차량 배치 프로세스를 위해서다. 시승은 상업지구와 관광 중심지, 대형 호텔 밀집 구간을 통과한 뒤 테크니컬 센터로 복귀하는 코스로 진행됐다.
뒷좌석에서 출발 버튼을 누르자 차량 운영자가 운전을 시작했다. 센터를 나서자, 라스베이거스 남쪽에 있는 730 파일럿 로드를 마주했다. 해리 리드 국제공항과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남단 사이에 있는 지역이다. 빨간불이 켜지자, 로보택시는 부드럽게 멈췄다.
운전석 뒷좌석과 보조석 뒷좌석에는 각각 디스플레이가 있었다. 보조석 뒷좌석에 앉은 취재진은 앞에 있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차량과 사람 등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스톱(Stop) 표지판 위치도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스톱 표지판은 교차로나 합류 지점에서 반드시 완전히 정지한 뒤 주변을 살피고 우선권을 가진 차량이 먼저 출발하도록 하는 규칙이다. 주변에 차량이나 보행자가 없어도 반드시 완전히 멈춰야 한다. 로보택시는 표지판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멈췄다.
시승 첫 구간은 대형 쇼핑몰이 밀집한 타운 스퀘어였다. 주차장을 오가는 차량과 보행자 동선이 뒤섞이는 구간이다. 야외형 쇼핑 복합단지와 보행자와 횡단보도가 많은 지역이다. 승객 하차를 위해 급정차하는 차량도 상당했다.
로보택시는 속도를 낮추고 주변 차량과 일정 간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행인이 갑자기 등장하자 로보택시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곧바로 주행을 멈췄다. 저속 주행을 이어가며 부드러운 가속과 감속 성능을 보여줬다.
상업지구를 지나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 진입하자 교통 환경이 한층 복잡해졌다. 라스베이거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구간이다. 공항과 도로가 만나는 지점으로 통행량이 상당했다. 관광객을 태운 버스나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서 로보택시는 차선 변경도 부드럽게 진행했다. 차선 변경 과정에서도 차량 운영자는 결코 핸들에 손을 대지 않았다. 로보택시 성능이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주변 차량 속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인상을 줬다.
대형 호텔·리조트 복합단지에 들어서자, 로보택시 성능이 빛났다. 만달레이 베이 호텔 근처는 로비 앞 공유 서비스 차량 전용 드롭오프 존이 있었다. 택시와 공유 서비스 차량, 셔틀이 정차와 출발을 반복해 혼잡스러웠다. 행인도 심심치 않게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있었기에 행인이 있으면 부드럽게 정차와 출발을 이어갔다. 로보택시는 방지턱이 보이면 속도를 줄이고 구간을 부드럽게 넘어갔다. 뒷좌석에 앉아 있었지만 불편함을 느끼기 어려웠다.
테슬라는 FSD(완전자율주행) 시스템을 제공하며 카메라 8개 센서만을 사용한다. 반면 모셔널 로보택시는 레이더·라이다·카메라 등 '멀티 모달' 방식을 채택했다. 개수만 29개다. 센서 개수로만 따질 때 효율성에서는 테슬라가 판정승이다. 모셔널은 '안전'을 중시한다는 입장이다.
모셔널은 연내 라스베이거스 로보택시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말 국내에 상륙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테슬라 FSD에 맞서 모셔널이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 상용화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AVP본부-포티투닷을 통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도 박차를 가한다.
로라 메이저 모셔널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라스베이거스 내 높은 라이드 헤일링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차량 규모를 갖고 있고, 수요에 따라 지속 확장할 계획"이라며 "우선 라스베이거스를 중심으로 확장하고 피츠버그에서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흥수 현대차·기아 GSO(글로벌전략) 본부장 부사장은 "주행 편의성과 가·감속 성능 등이 정교하게 튜닝된 로보택시 성능을 체감할 수 있다. 규제를 철저하게 준수하는 정책에 기반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라며 "안전하고 편하게 탈 최적점을 찾아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유지한 현대차·기아 자율주행개발센터장 전무는 "양사(모셔널과 포티투닷)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지만 서로 가진 장점을 잘 살려 데이터 공유, 모델 통합 등을 검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레벨 4 자율주행 기술을 통합하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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