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계약 전에 막는다…AI가 집주인 신용 분석


국가AI위원회·UNIST '사전탐지 모델' 개발
집주인 대출·연체 이력 등 금융 지표 분석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집주인의 신용 정보를 AI로 분석해 전세사기 위험을 사전에 경고하는 전세사기 사전탐지 모델 연구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인공지능(AI)이 집주인의 신용 정보를 분석해 전세사기 위험을 사전에 경고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계약 체결 전 단계에서 위험 신호를 포착해 서민 주거 안정을 돕는다는 취지다.

9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전세사기 사전탐지 모델 연구'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이용재 UNIST 교수가 연구 책임을 맡은 이번 프로젝트는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한국신용정보원이 협업했다.

연구진은 약 300만건의 전세 계약 정보와 임대인 신용 데이터를 결합해 AI 모델을 시범 구축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모든 데이터는 식별 정보를 제거한 상태로 폐쇄형 환경에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이 모델은 고위험군 패턴의 약 60%를 포착하는 성과를 냈다. 활용 가능한 데이터가 한정적인 상황에서도 유의미한 탐지율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향후 데이터 범위가 확대되면 탐지 성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전세사기 위험을 판별하는 핵심 기준이 확인됐다. 주택의 물리적 특성보다는 임대인의 금융 상황이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임대인의 대출 규모와 금리 수준, 최근 연체 이력, 비제도권 금융 이용 여부 등이 주요 위험 신호로 꼽혔다.

이용재 UNIST 교수는 "기존 분석은 사고가 발생한 후 데이터를 확인하는 방식이었다"며 "이번 연구는 과거 데이터 패턴을 학습해 미래의 전세사기 위험을 능동적으로 감지하는 모델 개발을 시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관계 기관들이 전세사기 예방 정책을 검토할 때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실제 대국민 서비스를 마련할 방침이다. 위원회를 비롯해 국토부, 금융위, 행정안전부, 법무부 등 관계 부처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 논의에 착수한다. 체납 정보와 등기 정보 등 핵심 데이터를 추가로 결합하는 방안도 소관 기관과 협의하기로 했다. 최유삼 한국신용정보원장은 "공공기관과 유관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전세사기 예방을 위한 AI 분석 모델을 구성했다"며 "전세 계약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AI 기술 도입에 따른 부작용 방지 대책도 함께 논의한다.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해석해 특정 개인에게 낙인을 찍는 '소셜 스코어링' 문제를 막기 위해서다. 연구진은 사회분과와 협력해 안전한 기술 활용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유재연 사회분과장은 "AI 기술은 차가운 감시 도구가 아닌 우리 사회의 약한 곳을 지키는 따뜻한 안전망이 되어야 한다"며 "기술적 효용과 인간의 존엄이 공존하는 사람 중심 AI 기본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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